[사설] 아슬아슬한 백신 수급, 접종차질 불안 커진다

입력 2021-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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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제때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도 국내에 공급된 물량이 거의 동난 상태다. 정부는 상반기 내 1200만 명에게 백신 1차 접종을 마친다는 목표이지만, 물량 반입이 예정과 어긋날 경우 실현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일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모두 339만5104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구(5200만 명) 대비 6.6%의 접종률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AZ)를 맞은 사람이 182만9239명, 화이자는 156만5865명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75세 이상 어르신과 노인시설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에 차질이 생겼다. 화이자는 1·2차 접종간격 3주를 지켜야 하는데, 4월에 1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2차 접종이 이달에 몰린다. 2차 접종 대기자는 13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면서, 당국은 지방자치단체에 화이자의 1차 접종을 보류하고 2차 접종에 집중할 것을 요청했다. 일부 지역이 1차 접종을 중단하면서 상당수 대상자들이 언제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화이자 백신은 그동안 매주 25만 회분(12만5000명분)씩 4차례 들어왔고, 5월 175만 회분(87만5000명분), 6월 325만 회분(162만5000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계획된 접종이 어려워진다.

5∼6월의 AZ 백신 접종을 위한 구체적 일정도 계속 불투명하다. 정부 계획은 이달 65∼74세 어르신과,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교사 및 돌봄인력 등에 AZ를 접종하기 시작해 상반기 중 120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약 870만 명이 맞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도된 AZ 백신 200만6000회분(100만3000명분) 가운데 16만6700여 회분만 남아 있다. 추가 물량 반입없이 2∼3일 후 소진되면 접종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언제, 얼마나 더 공급될지 확실치 않다. AZ와 계약한 700만 회분(350만 명분)과, 백신 공동분배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의 166만8000회분(83만4000명분)이 6월까지 들어오는 것 말고 분명치 않다.

백신의 안정적 수급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정부는 99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해 상반기 접종 목표 달성과 오는 11월 이전 집단면역에 문제가 없다고만 계속 강조한다. 물론 우리 손에 쥐어진 백신물량만 충분하다면 접종속도를 높이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당장 이달 접종계획부터 불안하다. 아슬아슬한 상황에 정부를 신뢰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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