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구조조정ㆍ각국 경기부양 맞물려
최근 심각하게 시황이 악화된 해운업계가 내년 1분기 이후부터 서서히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한국선주협회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내년 해운시장은 1분기 이후 부정기선 시황이 회복되는 것을 시작으로, 정기선은 선사들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2009년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해운시황에 대한 전망이 밝게 나타나는 이유로는 미국, EU,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연이어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기업의 유동성을 위해 1조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조만간 8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EU도 2조 유로 이상의 구제금융을 투입키로 합의했다.
일본은 45조엔 규모의 경기부양대책 추진키로 결정했고, 중국도 800조원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선주협회는 이와 함께 최근 이어지고 있는 발주계약 파기도 시황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현재 계약이 파기되 벌크선은 2000만톤으로 전체 계약파기 선박의 82%를 차지하고 있다”며 “부정기선 선복과잉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양정기항로의 대형 정기선사와 동맹들이 잇따라 선대감축을 실시하는 등의 구조조정도 해운시황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라인과 3대 얼라이언스, 싱가포르의 NOL 등이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통해 투입선복량을 대폭 감축했으며, 일부 정기선사들은 기존의 컨테이너선을 계선(배를 항구 따위에 매어 두는 것)하는 등 선박 운행을 조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선사들의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아시아-미주 및 유럽항로의 투입선복량이 10%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대표적으로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최근 800포인트를 회복하고,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형 벌크선 운임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불안현상이 해소되는 1분기 이후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금융공조체제를 확대 및 시장개입 등으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 회복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부정기선 시황을 견인해 온 중국이 경기부양에 주력하면 시황회복이 조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시장의 경우에도 미국과 EU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시행함에 따라 선진국의 내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이렇게 되면 물동량 증가로 자연스럽게 해운시황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원양정기선의 경우 선사들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ASF)도 원양정기선 시황이 오는 2009년 하반기부터 반등을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근해항로, 선복과잉문제로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