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앤트그룹 IPO 승인 과정 조사…마윈과 친분 정·재계 인사들도 표적

입력 2021-04-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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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승인된 부분 조사
시진핑 신임받는 리창 상하이 당서기도 조사 가능성
국부펀드 CIC·국영 보험사들도 대상

▲중국 앤트그룹 홍콩 사무소 직원이 지난해 10월 23일 회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홍콩/AP뉴시스
마윈을 향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반독점 위반 혐의로 알리바바그룹홀딩에 사상 최대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이번엔 세계 최대 핀테크 업체인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승인 과정을 조사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앤트가 상장 작업 과정에서 빠르게 IPO를 승인받은 부분을 규제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마윈을 비롯한 그룹 관계자가 조사를 받고 있다”며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마윈의 출국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로이터통신은 마윈이 앤트 지분을 처리하고 지배권을 포기하는 옵션을 회사 측이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마윈이 물러나면 진행 중인 조사에서 선을 그을 수 있다는 당국의 압박에 따른 결정이다. 당시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후 당국은 앤트에 대한 조사 범위를 IPO로까지 넓히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마윈과 친분 있는 정·재계 인사들까지 표적이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뢰를 받는 유망한 정치인인 리창 상하이 당서기도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현재 당국이 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커촹반(스타마켓)인데, 리 당서기는 커촹반을 주도한 주요 인사 중 한 명이다. 당국은 앤트가 커촹반을 통해 상장하기 위해 상하이 정부와 협력을 해왔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와 국영 보험사들도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앤트에 투자금을 댄 곳들로, 소식통은 이 부분 역시 당국의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수사에 당국이 개인에게도 책임을 지게 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해 11월 당국은 감독 방침을 수정하고 앤트의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달엔 후샤오밍 앤트 최고경영자(CEO)가 사의를 표했다. 앤트는 당국의 시정 명령에 따라 그룹을 해체하고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WSJ는 “지난해 중순 저장성의 증권 감시단은 앤트의 IPO 계획을 검토하고 자문하는데 약 일주일을 보냈다”며 “이후 상하이 규제 당국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감사를 완료해 앤트가 다른 신청 기업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주사로 개편 중인 앤트가 향후 커촹반 상장을 승인받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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