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교민 "버림받았다"…정부 항공편 중단 결정에 '격앙'

입력 2021-04-27 09:48수정 2021-04-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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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땅에 묻고 있다. 구와하티/AP연합뉴스

대사관 직원도 집단 감염…교민사회 '패닉'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한국 정부가 한-인도 간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를 중단키로 했다. 코로나19로 교민들의 목숨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항공편 중단까지 결정되자 교민사회는 '패닉'에 빠졌다.

주인도한국대사관은 26일 홈페이지에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는 내용을 공지하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문의한 결과 "내국인(한국인) 이송 목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전날부터 인도발 부정기편 운영 허가를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현지 보건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26일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만2991명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하루 확진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사상 최대인 2812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귀국 특별기 6∼7편의 운항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잠정적으로 특별기 운항 날짜를 정한 상태로 이미 예약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의 경우 정기편은 없고 부정기편만 운행된다.

이에 현지 교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넘쳐나는 환자로 인도의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한 가운데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ICU)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의료지원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사망한 50대 교민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린 뒤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하다 사망 직전 대사관과 한인회의 요청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호봉 재인도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일같이 뜨는 정기편이야 일시적으로 막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어떻게 한 달에 몇 차례 뜨지도 않는 특별기 운항을 막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인도 교민은 여기에서 죽으라는 이야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의 교민 수는 약 1만1000명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한국 교민 70명 이상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사관에서도 10명이 넘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도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인도 현지 직원뿐 아니라 한국인 직원들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말했다.

현재 대사관은 코로나19에 걸린 교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대사관 직원들의 무더기 확진으로 대사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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