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넘어 음원 스트리밍 시장도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입력 2021-04-27 05:00수정 2021-04-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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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업자 약진에 국내 업체들 돌파구 찾기 나서

▲스푼라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DJ광희의 칭찬 수다쇼, 분노의 칭찬봇’이 플로에서 제공되고 있다. (사진=플로 홈페이지 갈무리)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한국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경쟁이 격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의 ‘대세’였던 독자 콘텐츠 강화 움직임이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음원 스트리밍 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빠르게 사용자가 늘고 있는 유튜브 뮤직과 글로벌 1위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로 경쟁이 심화해서다. 이달 1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한국인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2월 유튜브 뮤직 사용자는 261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 2위였던 지니뮤직(257만 명)을 처음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글로벌 업체들의 약진에 더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만의 특징도 경쟁을 심화하는 요인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OTT와 달리 중복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다. 음원이 배타적이지 않아서다. 동시에 사용자 관점에서 한 번 만들어진 ‘플레이 리스트’를 쉽게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에 여타 미디어 플랫폼과 달리 고객이 쉽게 이탈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업체들의 주요 서비스인 음원은 그 자체로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도 특징이다. 음원 사업을 하는 카카오M은 멜론을 보유한 카카오의 자회사다. 플로의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퍼니와 지니뮤직 모두 음원 유통을 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경우 카카오M과 음원 확보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국내 음원 스트리밍 3사는 음원 유통도 동시에 하고 있어 특정 업체가 음원 확보에 유불리를 갖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돌파구를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찾고 있다. 플로는 이달 실시간 오디오방송 플랫폼 스푼(Spoon)과 오리지널 오디오 강화 및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스푼라디오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DJ광희의 칭찬 수다쇼, 분노의 칭찬봇’을 플로 앱에서 제공하는 식이다. 스푼라디오로서도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윈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플로는 유튜버와의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로는 약 3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H녀’와 협업해 이달 13일부터 H녀가 뽑은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H녀는 현재 유튜브에서 ‘2021년 인기 팝송 50곡’ 등 플레이리스트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향후 플로는 협업 유튜버 대상과 콘텐츠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이달 초 AI 자장가 앨범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지니뮤직과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부, 업보트 엔터테인먼트 인공지능사업부가 협업한 것으로 AI 자장가 앨범 ‘아기동물 자장가 모음집’을 선보였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9월부터 AI 창작 동요앨범 출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현재까지 AI가 작곡한 5편의 동요앨범이 출시됐고, 현재까지 누적 스트리밍은 21만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멜론도 지난해부터 중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 ‘스테이션’을 만들어 독자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스테이션에서 클래식 음악 전문 토크쇼 ‘브라보 클래식’을 선보였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의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가 멜론에서 오디오북 형태로 공개되기도 했다. 글자로 작성된 브런치북을 음성과 음악이 접목된 오디오북으로 만들어 멜론에서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올해 2월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연내 팟캐스트 서비스를 출시한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한국 팟캐스트 전문가를 영입했고, 크레이터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라며 “한국 독점 및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한 뒤 연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1월 세계 시장에서는 오디오북 분야까지 진출했다. 팟캐스트처럼 오디오북 서비스도 글로벌에서 먼저 선보인 뒤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오디오북 서비스 출시에 관해 정해지진 않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하면 시차를 두고 국내에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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