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컨디션', 놓친 적 없는 2500억 숙취해소제 1위

입력 2021-04-22 15:36수정 2021-04-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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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컨디션' 새 광고 (사진제공=inno.N)
국내 1호 숙취해소제 ‘컨디션’이 탄생한지 서른 살을 맞았다. 해장국 중심의 전통적인 숙취해소 문화에서 간편히 마시는 숙취해소제라는 신개념을 정착시킨 컨디션은 한 세대를 넘어서 MZ세대까지 고객층을 확장하고 있다.

컨디션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7224달러 시대 접대나 회식에서 폭음 문화가 당연시되던 1992년 등장했다. inno.N(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은 간편하고 빠르게 숙취를 해소하고자 하는 직장인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숙취해소 음료 개발에 착수, 미배아발효추출물(글루메이트)이 주요 소재인 1세대 컨디션을 출시했다.

컨디션을 시작으로 여러 제약사와 식품회사가 가세하면서 1992년 100억 원으로 시작한 숙취해소제 시장은 연평균 10%씩 성장, 2500억 원(2019년 기준)까지 커졌다. 이 시장에서 컨디션은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출시 이래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있다.

▲1993년 컨디션 광고에 출연했던 강석희(오른쪽) inno.N 대표와 곽달원 부사장 (사진제공=inno.N)
컨디션은 강석희 inno.N 대표와 끈끈한 인연이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1988년 CJ에 입사해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장을 거쳐 2015년부터 inno.N을 이끌고 있는 강 대표는 컨디션이 국내 숙취해소제 대표 제품으로 성장하는 길을 쭉 함께 걸어왔다. 특히 1993년 의약품 프로덕트 매니저로 활동할 당시 컨디션의 첫 광고 모델로 출연한 이색 경력이 있다.

당시 유명 연예인이 주류를 이루던 식음료 광고 시장에서 컨디션은 발상을 전환, 실제 임직원을 모델로 내세웠다. 접대 및 회식 자리가 많던 당시 직장인들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큰 공감을 얻으려는 취지다.

이 광고에는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inno.N(당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의 신입사원부터 강 대표까지 10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총출동했다. 곽달원 inno.N 부사장도 후배 직원으로 출연했다. 거래처 미팅에 가던 중 강 대표가 “컨디션 챙겼지?”라는 대사를 말하면 곽 부사장이 곧바로 “그럼요!”로 응답하며 끝나는 내용이다. 이렇게 등장한 컨디션의 첫해 매출은 100억 원이었다.

강 대표가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문장을 맡던 2012년에는 국산 헛개나무 열매 성분을 30% 보강한 제품을 새롭게 내놓으면서 ‘숙취해소=헛개’란 이미지를 시장에 확고히 구축했다.

컨디션 브랜드 확장도 이즈음 시작됐다. 시간·장소·상황(T·P·O)에 따라 가볍게 먹기 좋은 ‘컨디션환’에 이어 여성 소비자를 공략한 ‘컨디션레이디’를 내놨다. 이후 프리미엄 제품 ‘컨디션CEO’를 출시하면서 컨디션은 숙취해소제 시장 1등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 inno.N은 업계 최초로 숙취해소만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숙취해소 연구센터’도 설립했다.

올해까지 컨디션은 6번의 제품 리뉴얼과 8번의 디자인 리뉴얼을 거쳤다. 컨디션의 맛을 평가하는 관능 평가나 용량을 정하는 단계까지 하나하나 강 대표는 일일이 챙긴다. 광고모델 의상이나 영상 글씨체, 글씨 색깔은 물론 컨디션 병에 새기는 작은 문구나 심볼도 꼼꼼히 살핀다. 컨디션CEO는 강 대표가 ‘숙취해소 전문 CEO’란 의미를 담아 제안한 이름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다.

강 대표는 “서른 살이 된 컨디션을 마주하니 나와 함께 회사에서 성장해온 입사동기 느낌”이라며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숨은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서 영업,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숙취해소 대표 브랜드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서른살을 맞은 컨디션은 최근 배우 박서준과 래퍼 머쉬베놈을 모델로 새 광고를 선보였다. 제품 디자인에도 변화를 줘 ‘대한민국을 확 깨운 30년’이란 문구를 전면에 새겨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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