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재테크] 2%대 퇴직연금 수익률에 직접 돈 굴리는 투자자들...."실적배당형 가입자↑"

입력 2021-04-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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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직접 퇴직금을 굴리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이 평균 2%대 수익률을 내자 투자자들이 실적배당형에 눈길을 돌리면서다.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자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DC형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증시 호조에 '실적 배당형' 선택한 가입자↑
지난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작년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2.58%로, 전년보다 0.33%p 오름세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55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실적 배당형'과 '원리금 보장형'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품유형별로 살펴보면, 실적 배당형의 수익률은 10.67%로 전년보다 4.29%p나 올랐지만,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은 1.68%로 전년보다 0.09%포인트 하락했다.

저성장·저금리 환경이 계속되자 원리금 보장 상품 금리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반면, 실적배당형 상품인 경우 지난해 증시 호조에 국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면서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연 수익률 1%포인트 차이로 미래 적립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에 확정기여형(DC) 수익률이 양호하자 해당 상품에 가입하는 투자자들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확정급여형(DB)은 사용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결정하고 운용 결과에 책임을 지는 방식이지만, 확정기여형(DC)은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를 받는다. 최근에는 DC와 IRP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

(자료제공=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실제 주식형 집합투자증권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2019년 3조5624억 원이었던 주식형 집합투자증권은 2020년 6조4103억 원으로 80%가 늘어났다. 반면, 채권형 집합투자증권은 7조4944억 원에서 5조764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가 심화하면서 투자자들도 어쩔 수 없이 퇴직연금의 다른 운용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배당 상품으로 투자자금도 움직이고 있다"며 "실적배당상품의 비중이 15%에서 22%로 늘었다"고 말했다.

저조한 수익률에 '디폴트 옵션' 도입 논란도
한편,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금융투자업계에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논란이 한창이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방법을 지시하지 않으면 펀드에 자동투자 되도록 해 수익률을 개선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안전하게 보장받기 위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상 반드시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해 운용방법을 제시하도록 규정됐다. 운용지시가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 표준규약에 따라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근거를 담은 법안 3개가 계류 중이다. 안호영·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안호영 의원은 법안 취지에 대해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투자되거나 아예 방치되기 쉬운 퇴직연금이 전문성을 갖춘 기관의 합리적인 운용방법에 따라 노동자의 노후자산형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입을 두고 시장에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DC형을 주로 운용하는 은행과 보험업계는 디폴트옵션 도입 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금융소비자 보호에 어긋날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소비자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디폴트옵션은 계약자가 모르는 사이에 퇴직연금이 펀드에 자동투자 원금손실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업계에선 운용지시를 하지 않았을 때, 펀드만이 아닌 원리금 보장을 자동 전환하는 보완장치도 필요하다는 대안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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