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실효적 국제 대응 나서야

입력 2021-04-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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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3일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福島) 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키로 공식 결정했다. 오염수를 희석해 2년 후부터 방출한다는 계획으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방 강행키로 한 것이다.

해양 환경과 수산물 안전성에 심각한 위해(危害)가 우려된다. 우리나라 국민 안전과 주변 환경에도 큰 피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들의 긴급회의를 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일본 측에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 우리 국민 안전과 환경 피해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키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도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변국 우려와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제대로 된 협의와 양해도 없었던 일본의 무책임한 오염수 방류를 강력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후쿠시마 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노심용융(爐心熔融) 사고가 발생했고, 냉각수와 빗물 등의 유입으로 하루에 170톤(t)가량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쌓인 오염수는 현재 125만t에 이르고 다량의 핵물질을 포함하는데, 이를 바다에 흘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후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발암물질이자 DNA 손상 등 인체에 위해가 큰 삼중수소(트리튬) 농도를 낮추고, 연간 배출총량도 사고 이전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방류기간은 30~40년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기술적으로 확실히 처리한다지만 신뢰하기 어렵다. 방류 후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순환해 7∼8개월 이후면 제주 앞바다와 동해로 유입된다. 오염수 방류의 장기적 악영향은 4∼5년 뒤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이 위험에 직접 노출된 최대 피해국이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일본의 독단적 오염수 방류를 막을 방도가 없다. 국제사회는 일본 편이다. IAEA는 해양방류의 환경영향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국제 안전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검증으로 피해 발생에 대한 배상이나 방류중단 요구 등 단호한 조치에 나서고, 수산물 방사능 검사 및 원산지 단속도 철저하게 이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런 사후 대응이 어떤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달리 대안이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라도 모두 강구해야 한다. 일본을 비난한다고 어떤 해결책도 나오기 어렵다. 우리 국민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고 세계 해양환경에도 오랜 기간 오염을 가져오는 사안이다. 주변국에 설득력 있는 접근으로 실효적 감시체계를 갖춰 피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면서 여론을 환기하고, 가장 안전한 오염수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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