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딜라이브가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전날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2019년 3월 첫 인수 검토 공시를 낸 후 2년여 동안 6번에 걸쳐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딜라이브는 수차례에 걸쳐 관계사를 정리했다. 지난 2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상장사 아이에이치큐 지분 전량(50.6%)을 1104억 원에 매각했다. 씨유미디어가 2015년 아이에이치큐를 합병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선 지 약 7년이다.
아이에이치큐는 지난해 매출액 810억 원에 영업손실 162억 원을 기록하며 결손금이 426억 원까지 늘어난 적자기업이다. 앞서 딜라이브는 2019년 에이엑스앤코리아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같은 해 아이에이치큐 미국 법인을 청산하는 등 내실 다지기를 진행 중이었다.
본 사업도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9년 4250억 원에서 4218억 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7억 원에서 366억 원으로 늘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지난해 780억 원에 달하는 종속기업 투자손실을 반영하며 몸집을 한층 줄였다. 이에 따라 2018년 1500억 원에 달하던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말 32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금융비용 200억 원은 매각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 6851억 원, 자본 2405억 원을 보유해 부채비율이 285%에 달한다.
KT는 지난해 11월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하는 딜라이브 예이 입찰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인수를 가시화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로부터 6개월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결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구현모 KT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딜라이브 인수에 대해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딜라이브 채권단이 최대한 회사 부실을 정리해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종속기업 매각은 채권단 결정"이라며 "경영상의 판단으로 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최근 구 대표가 언급한 내용을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