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정세균 vs. 이낙연…초유의 전·후임 총리대결 눈앞

입력 2021-03-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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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당선 경험 호남출신 총리 공통점

정세균, 포용력 크지만 밋밋한 캐릭터
이낙연, 꼼꼼ㆍ언변 화려…다소 독단적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현실이 된다면 초유의 전·후임 총리 대결이 성사된다.

전임 총리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현직 총리인 정 총리는 지역적 지지기반이 호남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당내 지지기반과 강·약점, 리더십 등에선 큰 차이를 보인다.

정 총리의 강점으론 온화함을 바탕으로 한 포용력이 꼽힌다.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해 범친노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고, 호남 출신이지만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장 시절엔 야당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적이 적다는 건 정 총리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강하고 직설적인 화법보단 원론적인 화법을 주로 구사해서다. 같은 이유로 선명성을 강조하며 양당을 ‘적’으로 대하는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이 대표의 강점은 꼼꼼함과 화려한 언변이다. 총리 시절이던 2019년 4월 강원 산불 대책의 피해·지시사항이 기록됐던 수첩은 이 대표의 꼼꼼함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이 대표는 또 야당 의원들의 말문을 막는 ‘촌철살인’ 화법에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전라남도지사, 총리 등 행정·국정운영 경험도 풍부하다. 종로 지역구 당선 경험도 있다. 단, 정 총리에 비해 적이 많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행정수도 이전 반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당 정체성과 동떨어진 행보로 당내에서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은 호불호가 극명하다.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차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두 대권주자에 대한 평가는 정부 내에서도 갈린다. 정 총리가 ‘온화한 리더십’을 보인다면, 이 대표는 총리 시절 ‘단호한 리더십’을 보였다. 공무원들의 평가는 정 총리에게 후하다. 이 대표의 꼼꼼함과 다소 독단적인 모습은 관료들에게 불만을 샀다. 조속히 성과를 내는 측면에선 이 대표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총리였던 이 대표에게 쏠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여론 조사상 두 대권주자 간 대결 구도는 이 대표의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 초기 이 대표는 ‘여니’라는 별칭을 얻으며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집값 폭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에서 비롯된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이 대표의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정 총리는 여전히 유력 대권주자보단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정 총리의 대선 출마선언 여부에 따라 역학구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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