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공기업 개혁 ③대한주택보증

입력 2008-12-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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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반대 입장 내린 채 업무에 전념

대한주택보증은 10월의 3차 공기업 선진화방안에서 민영화로 최종 결정이 났다. 정부는 주택보증이 당초 민간기업이었던데다 주택분양보증이란 기관의 주업무가 민간 업무와 유사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한주택보증은 새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민영화 결정이 예상됐다.

전임 박성표 사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올 초 사장 직을 사임한 후 최근 후임으로 남영우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상범 본부장이 10개월 가량 사장 직을 대행해오는 등 힘을 잃은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신임 남 사장이 전임 박성표 사장이나 여타 공기업 CEO와는 달리 관료출신이 아닌 금융인 출신이란 점도 주택보증의 민영화 수순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남 사장은 농협 중앙회 출신으로 NH투자증권 대표직을 역임한 전통 금융인이다.

이에 따라 민영화란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따금씩 노조의 성명 발표만 있을뿐 대한주택보증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선진화 방안을 대비하는 중이다.

대한주택보증의 약점은 분양보증 외에 이렇다할 사업이 없다는 점이다. 민영화 결정 이전까지 대한주택보증 역시 업역 확대를 위해 노력했으며 이를 통해 PF사업 보증과 같은 '부업무'를 따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분양 환매조건부 매입 사업자가 된 것은 대한주택보증을 '재기'할 수 있게 한 요소란 평을 받는다. 주택분양보증 만으로는 허약한 공공성 부분이 이번 미분양 환매조건부매입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보증 내외부에서는 민영화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독점성과 공공성을 가진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영화 반대나 찬성은 대한주택보증에겐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바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건설사 위기 때문이다. 특히 부도 위기에 내몰린 업체들이 주로 아파트 공급에 주력한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이 란 점에서 이들 건설사들의 위기가 현실화되면 대한주택보증은 엄청난 분양 보증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대한주택보증의 보유예산은 총 3조8000억원. 이중 2조원은 이번 미분양 환매조건부 매입 예산으로 사용되는 만큼 남은 예산은 1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추산대로라면 이 자금은 2만4000세대의 아파트가 부도가 나게되면 대한주택보증은 곧바로 자본 잠식상태가 되게 된다.

12월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 추정치가 24만 세대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자금 사정으로 인해 대한주택보증은 자치 회사 부실화 위험에 빠질 수도 있게 되기 때문. 실제로 신성건설이 지난 11월 화의신청에 들어간데 이어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이 모두 떨어지면서 대한주택보증의 분양 보증 위험은 서서히 고조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2조원을 투입한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도 만약 미분양을 매각한 건설사들이 도산하게 되면 이는 대한주택보증이 임대 또는 직접 매각해야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의 리스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주택보증은 구조조정 보다는 업무에 전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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