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모해위증' 의혹 마무리…'관행' 감찰 남아

입력 2021-03-21 13:00수정 2021-03-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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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에서 위증이 있었다는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기 위한 검찰의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대검찰청에 불이 켜져 있다. (뉴시스)

대검찰청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모해위증 의혹을 받는 재소자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법무부에 보고했다.

대검은 "전날 대검 부장회의를 거친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해 지난 5일 처분(혐의없음 취지 종결)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법무부에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 사건을 둘러싼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의혹이 폭로된 지 약 1년 만에 최종 종결됐다.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는 22일 자정 만료된다.

한 전 총리는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0년 기소된 후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한 재소자는 당시 수사팀이 동료 재소자들을 압박해 한 전 총리에 불리한 증언을 하게 했다고 폭로했다. 대검이 이에 대한 진정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사건을 재심의하도록 했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은 박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면서 검사장급인 대검 부장검사뿐만 아니라 전국 고검장도 회의에 참석하도록 했다.

조 차장과 대검 부장 7명, 고검장 6명은 19일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시작해 13시간여 만인 밤 11시 30분께 마쳤다. 사건기록이 6000쪽에 달하고 22일 자정에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등의 이유로 회의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11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끝에 표결을 거쳐 불기소 처분 결론을 냈다. 표결에 참여한 14명 중 절반이 넘는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고, 2명 기소 의견, 2명은 기권했다.

대검이 회의를 거쳐 불기소 판단을 유지하면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 장관의 입장이 난처해질 전망이다. 특히 결과를 뒤집기 위해 수사지휘권을 남용하고 검찰 흔들기를 시도했다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무부는 대검이 내린 결론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검찰도 한 전 총리 사건에서 불거진 위법한 수사관행으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마무리되지만 검찰의 수사 관행에 대한 법무부-대검 합동 감찰은 계속된다. 여권이 감찰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이 압도적인 의견으로 불기소 처분을 유지한 데 대해 "제 식구 감싸기는 여전하다"는 취지의 비판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감찰에서는 재소자에게 출정조사로 정보를 받으면서 외부인과 연락할 기회를 주는 등 특혜를 주는 수사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수십 차례 구치소에 수용된 재소자를 불러 조사하면서도 조서를 남기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서도 위법한 수사관행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건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적인 수사 방식,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이나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불투명한 사건관계인 소환·조사가 이뤄진 정황 등을 확인했다며 특별점검 시행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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