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황사까지 '숨구멍' 막힌 서울…"제대로 숨 쉴 수가 없다"

입력 2021-03-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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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해제됐지만 고농도의 황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환경부가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한 이튿날인 16일 오전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대기가 뿌옇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황사나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계속 쓸 거 같아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최모(33) 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종식되더라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날 14∼15일 중국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풍을 타고 내려와 우리나라 전국에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황사는 새벽 서해5도에서 시작해 아침과 오전 사이 서쪽 지역부터 관측된 후 그 밖의 지역으로 확대됐다. 2016년 4월 이후 약 5년 만에 관측된 '매우 짙은' 황사다.

전날 중국은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북방지역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발생했다. 베이징은 황사 영향으로 공기 질 지수가 `매우 나쁨`까지 떨어졌다. 중국 기상대는 15일 북방 12개 성ㆍ직할시에 황사경보까지 발령했다. 이번 황사가 최근 10년간 중국에서 일어난 황사로는 가장 강하고 범위도 넓다고 부연했다.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도 평소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최고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한 곳은 ㎥당 속초 251㎍, 대관령 226㎍, 백령도 240㎍이다. 서울에서도 종로구가 172㎍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미세먼지, 황사까지 겹치면서 서울 시민들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날 서울시는 오전 11시 기준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이 2시간 지속할 때 내려지는데 전날 서울 25개 자치구 시간당 평균농도는 오전 10시 76㎍/㎥, 오전 10시 76㎍/㎥를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김모(31) 씨는 "서울 등 국내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방안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국 영향을 벗어날 수가 없다"며 "황사 때문에 잔기침이 나오는 거 같아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날 오후 전국 11개 시ㆍ도에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광주, 전북, 전남, 제주 등이다. 환경부는 상황반을 구성해 피해가 우려되는 지자체와 기관에 상황을 전파하고 ‘황사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상청은 17일부터 황사가 약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 흐름에 따라 이후에도 약하게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외출을 자제하고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내외로 매우 크겠으니 면역력 저하 등 건강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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