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하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백신접종 등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과, 그간 억눌렸던 수요분출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공급충격으로 인플레가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충격에 큰 폭으로 둔화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에너지가격은 4.9% 반등했다.
식료품가격도 기상여건 악화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영향으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6.5%를 기록해 주요국(미국 3.7%, 유로 1.5%, 영국 –0.7%, 일본 –0.1%)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중 하락하거나 상승폭이 축소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낮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호텔숙박 및 항공 등 대면서비스 관련 물가는 1월 기준 각각 -9.8%와 –7.5%를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오름세다. 작년 5월 18bp(1bp=0.01%p)로 역대최저치까지 떨어졌던 금융시장에 기반한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10년물 기준)은 최근 130bp를 넘기고 있다. 향후 1년간 일반인 기대인플레도 2월 기준 2.0%를 기록해 1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제한적이라는데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있어 그런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조사국 전망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말 한은 조사국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1.3%와 1.4%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올해는 0.3%포인트 높인 반면, 내년은 0.1%포인트 낮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