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 런던증시 상장 신청

입력 2021-03-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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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00억 달러 예상
LSE, 하이테크 기업 유치 위해 상장 규정 개정 검토

▲영국 맨체스터에서 8일(현지시간) 영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의 로고가 그려진 자동차가 지나가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아마존닷컴이 투자한 영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가 기업공개(IPO) 첫 걸음을 내디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음식배달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딜리버루가 미국 도어대시의 성공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딜리버루는 이날 런던증시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가총액은 100억 달러(약 11조3920억 원)가량으로 예상된다. 딜리버루는 1월 아마존과 피델리티, 인덱스벤처 등으로부터 1억8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 가치가 70억 달러로 평가됐다. 딜리버루의 초기 공모는 향후 몇 주 내에 시행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카제노브가 IPO 주간사로 선정됐다.

딜리버루는 전 세계 12개 지역에서 10만 명 이상의 배달원과 11만5000명의 판매자를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딜리버루는 상장 후 배달원에게 보너스로 총 1600만 파운드(약 253억 원), 1인당 평균 440파운드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LSE)에도 딜리버루 상장은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 등 IPO 대박이 잇달아 터진 반면 런던은 은행과 천연자원 기업 비중이 커지며 뒤처진 탓이다. 런던증시는 딜리버루 상장으로 하이테크 기업의 IPO 유치에서 뉴욕과 홍콩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LSE는 이에 딜리버루 IPO를 계기로 상장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회사 창업주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것과 프리미엄 부문 상장 기업이 공개 거래해야 하는 주식의 최소 비중을 25%에서 15%로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윌리엄 슈 딜리버루 최고경영자(CEO)는 1주 당 의결권 20개를 갖는 차등의결권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규정이 개정되면 딜리버루는 런던증시 FTSE지수에 편입할 수 있다.

다만 딜리버루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우려로 남았다. 딜리버루는 지난해 2억2370만 파운드(약 353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3억1700만 파운드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보다는 나아졌지만, 8년째 적자다. 매출은 2019년의 25억 파운드에서 지난해 41억 파운드로 증가했다.

존 콜리 워릭경영대학원 부학장은 “딜리버루가 흑자 전환을 할 때까지 시일이 걸리는 데다 런던 밖에서도 음식 배달 사업이 수익성이 있을지 의심스러워 딜리버루의 기업가치는 과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딜리버루의 기업가치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기술주로 몰려드는 엄청난 현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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