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서 홍콩 선거제 전면 개편 논의 예정”

입력 2021-03-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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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 선택에 따라 움직이던 억만장자들, 최근 입장 선회
중국, 2019년 홍콩 선거 참패 후 선거제 개편 방안 모색

▲홍콩 민주화 운동가 기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1일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 법원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중국이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선거제의 전면 개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전망을 하면서 중국 정부가 그동안 선거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홍콩 거물들을 견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홍콩 억만장자들은 차기 의원을 뽑는 주요 선거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열린 행정장관 선거다. 당시 홍콩 내에서는 온건 친중파인 존 창 후보가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캐리 람 후보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결국 람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창 후보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람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창 후보 측 유권자들, 특히 거물급 인사들이 람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중국 정부의 지시가 중요하다는 것을 여기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콩 억만장자들은 중국이 선호하는 후보가 승리할 수 있도록 선거위원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고 SCMP는 설명했다. 하지만 2019년 반정부 시위가 급격하게 번지기 시작하면서 중국 당국은 억만장자들의 영향력도 견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2019년 구의원 선거에서는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범민주진영이 85% 의석을 쓸어 담는 압승으로 끝났다. 홍콩 억만장자들이 중국 당국의 견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양회가 1200명에 달하는 홍콩 선거인단 구성에 있어 강력한 개혁을 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구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진영에 대의원 117석이 할당됐는데, 이 같은 할당제를 폐지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밀접한 한 소식통은 “당국은 홍콩 재벌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이 휘두르는 영향력을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가올 선거에서 선거인단 제도가 바보 같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민주진영에 할당된 117석을 없앨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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