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연봉 大해부] 전자업계 쌍두마차 삼성·LG전자, 임원 ‘성과급·퇴직금’도 최고

입력 2021-0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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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난해 등기임원 평균보수 227% ↑…장기성과급 반영
LG전자, 지난해 등기임원 퇴직금 96억 원 지급
화학업계 소폭 감소…석유·화학 사업 불황 여파
자동차 업계, 등기임원 연봉 20% 감소…코로나19로 업황 고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시스

전자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제조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기임원(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제외) 평균 보수액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영향으로, LG전자는 퇴직금 영향으로 평균 보수액이 증가했다.

26일 삼성전자의 2020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8억7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14억9000만 원보다 227%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기임원들에게 대규모 장기성과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장기성과인센티브는 등기임원의 3개년 성과를 평가해 향후 3년간 분할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는 임원들에게 이 성과급을 많이 할당해주는 해였고, 이에 따라 평균 보수액도 늘었다.

삼성전자의 등기이사 보수는 급여, 설·추석 상여, 초과이익분배금(OPI), 목표달성장려금(TAI), 장기성과인센티브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삼성전자 사내이사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한종희 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최윤호 사장 등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기임원 5명이 지난해 연간으로 받은 보수는 약 32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평균 65억6000만 원 규모다.

LG전자의 등기임원 평균 보수액은 40억6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22억7300만 원보다 79% 증가했다. 지난해 조성진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의 퇴직금이 포함되면서 금액이 늘었다. 보수총액 135억3500만 원에서 퇴직금(96억1700만 원)을 제외한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1억7500만 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10억6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1억9400만 원)보다 11% 감소했다.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 사상 최대 영업이익으로 2019년 초에 성과급을 지급했던 기저효과 탓이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제공=LG화학)

화학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등기임원 1명당 평균 보수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소폭 줄었다. 작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의 등기임원 1명당 평균 보수는 2019년 9월 말 기준 5억2700만 원에서 2020년 9월 말 13억7800만 원으로 161.5% 늘었다.

삼성SDI는 작년 3분기 전기차 시장 성장과 스마트폰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2674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61.1% 증가했다. 또 삼성전자처럼 장기성과인센티브 지급 영향에 따라 평균 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23억700만 원에서 4억3800만 원으로 81% 줄었다. 다만, 이 중 2019년에는 퇴직한 박진수 대표이사의 퇴직금이 보수 총계에 포함됐고, 2020년에는 퇴직한 등기이사 두 명이 서류 절차상 남아 있어 실제 평균 보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고려한 실제 1인당 평균 보수는 해당 기간 9억2500만 원에서 7억3000만 원으로 약 20%가량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9월 말 기준 평균 15억2100만 원에서 작년 9월 말 10억7700만 원으로 29.2% 줄었다. 2020년 3분기 SK이노베이션은 석유 및 화학 사업 불황의 여파로 영업손실 29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이사보수 한도 범위 내에서 담당 업무, 전문성,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기본급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자동차 업계의 등기임원 연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등기임원 연봉은 현대차가 10억1900만 원, 현대모비스는 7억8600만 원을 기록했다. 2019년 3분기와 비교해 현대차는 29%, 현대모비스는 25% 감소한 수치다. 다만, 기아의 임원 연봉은 박한우 전 사장의 퇴직금이 포함되며 253%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산업 전체가 고전한 상황이 임원 연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내수 시장에서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해외 판매가 큰 폭으로 줄어들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외 판매는 전년보다 각각 15.4%, 5.9% 감소했다. 판매가 감소하며 영업이익에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익은 전년 대비 22.9% 감소했고, 현대모비스도 22.4% 줄어든 영업익을 거뒀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는 2019년 이사회에 신설한 보수위원회가 임원의 급여와 상여를 결정한다. 특히, 사내이사의 상여를 결정할 때에는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대내외 경영환경까지 고려하도록 규정돼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침체도 상여금 지급의 고려 요소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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