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美 특허심판원에 ‘각하 결정’ 재심리 요청

입력 2021-02-04 12:00수정 2021-02-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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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결론은 다음 주로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무효 심판을 각하한 결정을 다시 심리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 PTAB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에 대해 제기했던 특허 무효 심판(IPR) 8건들에 대해 재심리(rehearing)를 신청했다.

이 중 7월 6일 제기한 IPR 두 건은 지난달 28일 재심리를 요청했고, 앞서 제기한 6건의 IPR은 이미 지난해 12월 재심리 신청을 했다. 이 사건들은 지난달 7일 POP(판례 지정 패널)에도 각하 결정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POP는 특허청장, 주심 등으로 이뤄진 PTAB의 산하 조직이다. 절차상 예외적인 이슈에 대해 재량으로 결정한다.

POP는 SK이노베이션의 요청을 수용하고 재검토하는 중이다.

지난해 5월 26일부터 7월 6일까지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8건의 IPR을 신청했고, PTAB는 지난해 11월 30일과 올해 1월 12일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같은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재심리ㆍ재검토 요청문들을 보면 회사 측의 핵심 주장은 ITC에서 같은 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 하나로 조사 개시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앞서 PTAB가 SK이노베이션의 IPR 조사를 각하한 근거는 △심판이 개시되면 기존 소송이 멈추는지 △기존 소송 일정과 PTAB 예정 기한과의 근접성 △병행 소송에 대한 기관과 당사자들의 투자(진행 단계) △IPR과 병행 소송에서 제기된 이슈들 사이의 유사성 △소송 당사자들이 같은지 △그밖에 PTAB의 재량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 등 소위 '핀티브(Fintiv) 요인들'이었다.

▲PTAB가 SK이노베이션의 특허무효 신청에 대해 기준으로 삼은 6가지 '핀티브' 요인들 (출처=PTAB 결정문 캡쳐)

핀티브 사건은 애플이 미국의 전자결제업체 핀티브에 IPR을 제기한 건이다. PTAB는 지난해 5월 대상 특허와 관련해 병행 중인 소송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애플의 IRP 요청을 각하했다.

한 기관에서 효율적으로 특허 관련 분쟁을 해결하자는 취지의 AIA(미국 특허법 개정안)에 바탕을 둔 판결로, 병행 소송이 있는 사건에서 주요 판례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경우 법원 등과 달리 특허를 무효로 할 권한이 없어서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PTAB에서 SK이노베이션이 특허와 관련해 제기한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던 것도 강조했다.

당시 SK이노베이션 측 대리인이 'PTAB 위원회에 미칠 수 있는 그 밖의 상황들'로 '특허 무효 신청'의 쟁점들을 강조했는데, 이에 대해 재판부가 "합리적인 가능성(reasonable likelihood)을 제시했다", 또는 "강력한 무효 근거를 제시했다" 등으로 평가한 것이다.

특허에 대해 다퉈볼 지점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ITC에 진행 중인 절차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조사를 개시조차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의 출발점인 ITC '영업비밀 침해' 사건의 최종 판결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ITC는 10일(현지 시각)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해 2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린 이후 ITC는 세 차례 최종 판결을 미뤘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세균 총리가 양측의 합의를 종용하면서 최종판결 전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상금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소송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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