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노래 없는 ‘스포티파이’…“장점 찾기 어렵네”

입력 2021-02-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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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만900원에 2일부터 서비스 시작

▲스포티파이 앱 화면. (사진제공=스포티파이)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2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일본 등으로 가상사설망(VPN)을 우회해 스포티파이를 쓰던 한국 이용자들은 환호를 질렀으나 일각에서는 제한적인 음원과 낮은 가격 경쟁력 탓에 큰 매력이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날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스포티파이는 두 가지 요금제를 내놨다. 혼자 쓰는 ‘프리미엄 개인(월 1만900원·부가세 별도)’과 두 명이 쓸 수 있는 ‘프리미엄 듀오(월 1만6350원·부가세 별도)’로 구성됐다. 가입 시 별도의 신용카드 정보 입력 없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모바일로 7일간 무료체험할 수 있다. 올해 6월 30일까지 구독 시 신용카드 정보 입력과 함께 3개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단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서비스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멜론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무제한 재생을 하는 정기 결제 가격은 1만900원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정기 결제는 한 달에 7900원, 모바일 스트리밍에 국한하면 6900원이다. 지니뮤직은 무제한 음악 감상 이용권 가격이 8400원이나 통신사가 KT나 LG유플러스일 경우 6개월간 30% 할인가에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SKT)의 플로는 온·오프라인 무제한 재생 가격이 멜론과 같은 1만900원이지만, SKT 고객의 경우 6개월 동안 30% 할인된 763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만 원 초반에 형성된 국내 음원 정기 결제 요금에 맞춰 프리미엄 개인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넷플릭스 방식의 모아서 구독하는 듀오 요금제를 설계해 여타 경쟁사의 할인 가격 수준으로 맞췄다.

아쉬운 점은 다른 나라에서 선보이는 ‘광고 포함 무료 음악 듣기’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다. 패밀리 할인이나 학생 할인 등도 한국 요금제엔 없다. 호주에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해 왔던 국내 이용자는 “대학생 할인으로 한 달에 5.99호주달러(약 5000원)로 이용했는데 한국 요금제는 이거보다 비싸고, 무료 듣기도 없어 쓸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스포티파이 측은 “무료 서비스는 전 세계 모두에게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미션에 변함없이 중요한 요소”라며 “다만, 새로운 나라에서 서비스를 론칭할 때 해당 시장의 상황 및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원 확보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12월 저작권 신탁 단체 중 하나인 ‘함께하는 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와 저작권 협상을 마쳤다. 국내 저작권신탁단체는 함저협을 포함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 4곳이다. 스포티파이가 함저협을 통해 계약한 아티스트는 총 4500여 명, 음원은 45만 곡 이상이다. 다만 카카오M와 지니뮤직의 음원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M의 국내 음원 유통 점유율은 37%, 지니뮤직은 20% 내외를 차지해 절반가량이 빠진 셈이다. 그 결과 카카오M을 통해 음반을 발매해 온 가수 아이유의 곡은 들을 수 없다.

스포티파이는 이들 유통사와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음원 확보에 관해 스포티파이 측은 “계약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최상의 서비스와 가장 폭넓은 음원 카탈로그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와 노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은 AI 기반 음원 추천 서비스와 편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이 꼽힌다. 현재 모바일에서 스포티파일 앱을 깔면 성별과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좋아하는 아티스트 3명을 꼽게 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장르와 가수를 추천한다.

음질 역시 경쟁력 중 하나다. VPN을 우회해 쓰던 국내 사용자들 대부분 깨끗한 음질을 높이 평가해 스포파이를 사용했다.

스포티파이가 글로벌 시장에서는 팟캐스트 등으로 외연을 넓힌 만큼 한국 시장에서 향후 어떻게 시장을 확대할지 주목할 부분이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서비스뿐 아니라 팟캐스트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 업체다. 최근에는 동영상 서비스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1월 트렌드 리포트는 “스포티파이가 실시간 스트리밍 동영상 포맷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는 후문이 나오고 있다”며 “공식 발표는 안 했지만, 온라인 공연 등 가상 이벤트를 근간으로 플랫폼 확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라고 짚었다.

국내 팟캐스트 등 론칭 계획에 관해 스포티파이 측은 “한국에서는 최상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우선으로 국내 파트너들과의 협력과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다”며 “팟캐스트 서비스 계획은 이달 8일 미디어데이 때 구체화하면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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