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올해 1100포인트 간다” =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발 폭락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연일 쉬지 않고 오르자 투자자들은 현재 수준에서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지, 고점 구간인지를 두고 방향성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특히 ‘동학개미’로 불리며 시장의 중요한 수급 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에 주목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코스닥지수는 최대 1150포인트까지 전망한다”며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IT, 바이오 섹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면서 해당 섹터에 호의적인 상황이 이어지느냐에 따라 지수 방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 예상 코스닥지수는 1100포인트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기초체력 평가도 우호적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2022년 선행 주당순이익(EPS)을 살펴보면, 현재 코스닥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며 “시장 기대감이 높은 만큼 기업들의 실적 펀더멘털도 나아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회복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은 기술주 비중이 높고, IT하드웨어 쪽이 강하다 보니 이와 관련한 낙수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고평가 상태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멀티플이 많이 올라와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개인투자자 수급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기관, 특히 연기금 부분에서 매도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천스닥 끌 마차는 ‘반도체·바이오’ =코스닥지수가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악몽을 딛고 근 20년 만의 최고점에 올라섰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250% 상승하는 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시장이 새로운 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천스닥’시대를 이끌 마차로 IT, 반도체,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바이오업종을 꼽는다. 그중 단연 주목받는 업종은 바이오다. 김용구 연구원은 “2021년 포커스가 ‘코로나19 극복 방안’에 맞춰진 만큼 백신, CDO, CMO, CRO 등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기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면서 관련 기업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며 “뉴딜 정책 수혜산업으로는 풍력, 수소, 태양광, 스마트그리드,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 장비 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TSMC, Intel, SK하이닉스, Micron 등 5개사의 합산 자본적 지출(Capex)은 952억 달러로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며 “이를 삼성전자와 TSMC가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TSMC와 수년간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높더라도 이를 정당화할 환경이 조성됐다”며 “전반적으로 반도체 대형주보다 시설투자 수혜 강도가 큰 중·소형주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