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반도체 수급 타이트.…美 규제에도 물량 달려

입력 2021-0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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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웨이 이어 샤오미 블랙리스트 올려
샤오미 고객사 둔 삼성, 모바일 반도체 공급 부족에 영향 미미
삼성 파운드리, 갤럭시S21 AP 물량도 소화하기도 빠듯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난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IT·가전기기 전반의 반도체 부족 현상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에도 제재를 가한 가운데에도 모바일 반도체 수급은 품귀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1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 등 9개 회사를 중국군과 연관된 기업으로 추정된다며 ‘블랙리스트’ 명단에 추가했다.

미 국방부는 “샤오미와 함께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공사 등 9개 업체가 중국의 군사 용도에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까지 블랙리스트 명단에 추가되면서 당장 샤오미에 모바일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비보에 이어 샤오미에도 모바일AP 엑시노스를 공급한 바 있다.

그러나 자동차에 이어 모바일 반도체까지 공급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삼성전자가 입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화웨이와 샤오미의 공백을 다른 업체들이 채울 전망이다.

▲삼성전자 강인엽 사장(시스템LSI 사업부장)이 '엑시노스 210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당장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무선사업부가 요구하는 모바일 AP 물량 공급에도 힘이 벅차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에 5㎚(나노미터=1억분의 1m) 공정 기반 ‘엑시노스 2100’을 탑재하는데, 이 물량이 부족한 것이다. 다른 대형 고객사 주문까지 밀려들면서 엑시노스 칩 생산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퀄컴이 요구한 물량도 일부 감축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와 중국 비보 등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1080’ 물량도 부족하긴 마찬가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반도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되며, IT·전자기기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반도체 수출액이 1075억 달러에서 1110억 달러(약 123조 원)로 지난해(992억 달러) 대비 10.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서버, 5G(5세대 이동통신), PC·스마트폰, 모바일 등의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가트너도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8~10% 증가하고, 메모리 시장은 13~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5G 시장 확대와 비대면 경제 확산 지속 등으로 모바일(40%), 서버(35%), PC(13%)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서버용 D램과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부터 보합세를 보이며, 가격 내림세가 멈췄다. 고정가격에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D램 현물가격(DDR4 8Gb 기준)도 지난해 11월 2달러대에서 지난달 3달러대로 급등했다. D램 현물가격이 3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올해 1분기 PC와 모바일용 D램 가격은 3%가량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모바일 AP 공급 부족 조짐에 반도체 가격 상승까지 나타나면서 당장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비상이 걸렸다. 올해 삼성전자는 화웨이 공백 속에서 시장 점유율을 다지며 확고한 1위 굳히기에 돌입해야 한다.

(조현호 기자 hyuhno@)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애플이 신제품 출시 효과로 2위(14%)에 올랐고, 샤오미는 화웨이를 제치고 3위(12%)를 차지했다.

반면,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7~9월) 점유율 2위(14%)에서 10월 4위(11%)로 하락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실제로 효과를 거두면서 삼성전자는 일부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미국이 샤오미까지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재는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신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갤럭시S21 시리즈는 이달 29일 출시 이후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약 2800만 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량은 연말까지 약 26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7∼8%가량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IT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화웨이 반사이익 영향”이라며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은 스마트폰 확대 판매를 목표로 부품 조달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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