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아니네” 비슷한 상호에 주린이 혼란

입력 2021-01-1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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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사라고? 제지야 제약이야?”

최근 처음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수가 급증한 가운데 비슷한 상호를 가진 상장사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지수 3150선을 넘어서면서 개인투자자 유입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개인투자자 사용비율이 높은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총 95만5000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5일에는 하루 동안 약 4만 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돼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제 막 주식투자를 시작한 주린이(주식+어린이)가 늘어나면서 비슷한 상호에 헷갈려 잘못 매매한 사례도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 상장종목은 1575개, 코스닥은 1471개로 집계됐다. 상장종목이 많은 만큼, 비슷한 상호도 많다.

지난해 8월에는 신풍제약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신풍제약 주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항체 발견 소식에 연일 최고가를 달렸다.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신풍제약 관련주 찾기에 열을 올렸고,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 주가도 함께 상승한 바 있다. 외국계 증권사에서도 신풍제지 매수 후 곧바로 매도세가 확인돼 과열된 해프닝을 입증하기도 했다. 신풍제약은 신풍제약과 무관한 지류 유통판매 회사다.

같은 달 4일에는 한미약품이 1조 원대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름이 비슷한 한미글로벌, 한미반도체 등의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한미글로벌은 건설사업관리(CM), 한미반도체는 레이저장비 개발 전문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한미약품 계열사로 착각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셈이다.

비슷한 사명을 두고 상장사 간 법정 소송을 벌인 곳도 있다. 코스닥기업 한국테크놀로지와 코스피기업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상호 사용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였다. 법원이 코스닥기업 한국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호 논쟁은 일단락됐다.

이어 메디톡스-메디콕스, 인바이오-인바이오젠, 바이오스마트-바이오리더스, 바이오코아-바이오니아, 오리엔트정공-오리엔탈정공, 신일제약-신일전자 등도 비슷한 사명으로 투자자들의 혼란이 발생하곤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된 종목 중 같은 이름은 없다”며 “이름이 비슷하더라도 업체별로 개별 코드가 부여되기에, 실제 거래 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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