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서명 미루는 트럼프…연방정부 셧다운 임박

입력 2020-12-28 08:5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실업급여 서비스도 일부 만료...수백만 명 지원 못 받아
29일 자정 기점으로 예산 소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인근에 위치한 본인 소유 골프장을 찾고 있다.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1회계연도 예산안 서명을 미루면서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위기에 놓였다. 당장 실업급여 일부가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 서명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양당이 합의한 경기부양책을 비롯한 2조3000억 달러(약 253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서명을 거부하면서 수백만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실업보험 서비스가 전날 중단됐다.

중단된 서비스는 실업급여 대상이 아닌 프리랜서와 자영업자 등을 위해 마련된 구제책으로, 당초 26일이 마감 시한이었지만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만료됐다. 이제 남은 실업급여 서비스는 이번 주 31일 만료되는 긴급실업보상 프로그램으로, 이마저도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의회는 이 두 가지 예산안을 앞으로 11주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약 1400만 명의 미국 시민이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됐다.

NYT는 “예산안이 다음 의회 시작일인 1월 3일 전에 확정된다 하더라도 시기상 1월 첫째 주까지 실업급여를 재개하기 어려워서 실업급여는 일시적으로 소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28일까지 사용 가능한 임시예산안만 남은 만큼 29일 셧다운에 돌입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예산안에 불필요한 항목들이 많다면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1인당 600달러 규모의 현금 지급안을 2000달러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버티는 모양새다. 크리스마스가 포함됐던 지난주에도 플로리다 마러라고 인근의 골프장만 여러 차례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셧다운이 임박하자 공화당 의원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시민에게 더 많은 현금을 지급하고 싶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법안에 서명한 다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법안을 거부하거나 향후 몇 주간 셧다운을 내버려 둔다면, 그의 행동은 혼란과 비참함 등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화당 소속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역시 CNN에 출연해 “대통령이 그렇게(지급액 인상 요구) 생각했다면 8개월 전, 적어도 합의를 마치기 전인 8일 전엔 밝혔어야 했다”며 비판했다. 호건 주지사는 “예산안은 8개월간 의회에서 분열의 시간을 보냈다”며 “우린 이제 끝내야 한다. 법안에 서명하고, 대통령이 원하는 게 있다면 그것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회가 휴회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민주당은 의회로 복귀해 추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주 통과된 7일 임시 예산안이 만료될 예정인 29일 자정에 연방정부의 예산이 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