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원회수시설 건립으로 대안 마련…종료와 건립 사이 공백기 발생
수도권 매립지도 2025년 이후 사용금지
서울시 '5번째 자원회수시설' 건립으로 돌파구 모색…2026년께 완공
'집콕'(집에서 콕 박혀있다)은 일상이 됐다. 집 안에서 일과 생활, 식사를 하는 시간이 부쩍 늘면서 자연히 쓰레기 양도 증가했다. 생활 쓰레기 처리 문제로 서울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욱이 수도권 매립지가 2025년 사용 종료되면 한시적으로 처리할 곳도 마땅치 않다.
서울 지역 쓰레기 배출량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 있는 '서울시 쓰레기 수거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3만4000톤 수준이다. 2014년에는 3만7000톤, 2015년에는 4만톤을 넘어섰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하루 4만6000여톤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집콕'은 고스란히 쓰레기 양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서울디지털재단 자체 조사를 보면 올해 1월 평균 배달음식 주문빈도는 3.0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월에는 주문빈도가 4.4로 약 1.4배 증가했다. 배달음식은 곧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 배출을 늘렸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간편식을 주문하는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위메프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가정간편식 키워드로 검색되는 전체 상품 매출은 490.8% 늘었다. 즉석조리식품 매출도 178.5% 증가했다. 코로나19와 관련성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951톤의 비닐 폐기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폐기물도 하루 평균 848톤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1.1%, 15.6% 증가했다. 여기에 민간 선별장에서 처리한 폐기물을 합치면 양은 더 늘어난다. 서울도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뒤 재활용 쓰레기가 15% 가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쓰레기는 많아지고 있지만 처리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현재 서울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로 쓰레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이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보낸 하루 매립량은 2018년 868톤, 2019년 950톤 수준이다. 제때 대안을 만들지 못하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2차례에 걸쳐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공모를 실시했지만 신청자가 없었다. 이후 15일에 전문가와 주민대표,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광역 단위의 쓰레기소각장(자원회수시설) 건립 추진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천 수도권매립지 종료일 이전에 자원회수시설이 건립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은 2025년 8월 사용 종료 예정이다. 연간 폐기물 매립량과 남은 매립 가능 용량을 고려하면 2024년 11월 포화상태가 된다. 하지만 자원회수시설이 이전에 건립될 가능성은 낮다.
선정위는 내년 3월부터 8월까지 입지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최종 입지선정은 2022년께 결정될 전망이다. 자원회수시설 공사기간까지 더하면 시설은 2026년 가동 전망이다. 실제 마포자원회수시설(2005년 완공)은 공사기간만 약 3년 7개월이 걸렸다. 매립지 사용 종료와 자원회수시설 건립 사이에 1000톤에 이르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콕'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택배와 배달도 증가해 포장박스 같은 재활용 쓰레기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만간 자원회수시설과 관련한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