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유료방송 이용 요금, 콘텐츠 산업 성장 제약”

입력 2020-12-1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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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학회 ‘콘텐츠 산업 선순환 구조 정립 방안’ 세미나 개최

(자료제공=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

국내 유료방송상품의 채널당 이용 요금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공세와 방송 광고 시장 위축 등 위협 속에서 미디어를 포함한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이 고민되는 지점이다.

10일 한국방송학회는 한국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콘텐츠 산업 선순환 구조 정립 방안’을 주제로 기획세미나를 열었다.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이 발제를 맡았고, 종합토론에서는 한진만 강원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도규 과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이상원 경희대 교수,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본부장,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종선 CJ ENM 상무, 김혁 SK브로드밴드 본부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천혜선 센터장은 발표에서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산업을 합쳐 국내에서 27조 원의 시장을 이루고 있고, 방송 부문만 떼 내면 20조 원의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20조 원은 국내 배달 음식 시장과 비슷한 규모다.

천 센터장은 “배달 음식 규모와 비슷한 국내 방송 시장을 더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콘텐츠 산업이 매출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한류 등의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분야라는 의미다.

천 센터장은 미디어 산업이 고용 면에서도 타 산업과 달리 가치가 높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AI 발달 등으로 제조업, IT 산업의 인력이 대체되는 문제가 있지만, 미디어 산업은 그러한 영향을 덜 받는다.

천 센터장은 “AI가 음악을 만들고, 기사를 쓰는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소비 시장에서 창의력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 산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시장 포화 △전통적 수익원 위축 △글로벌 경쟁 심화 △산업 내부 혁신 회피 성향 증가 등 위협 요인이 크다.

천 센터장은 이미 2015년 인터넷 광고와 방송 광고 시장의 규모가 역전됐고, 유료방송 사업자의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너무 낮다고 진단했다. 국내 유료방송 상품의 채널당 이용요금을 보면 SK브로드밴드(106원)을 제외하고 100원을 넘는 곳이 없다.

그는 “이처럼 과도하게 낮은 유료방송 가격은 방송뿐 아니라 전체 영상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제약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상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2018년 기준 각 나라의 유료방송 ARPU를 비교했을 때 한국은 OECD 평균의 42.5%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료방송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김혁 SK브로드밴드 본부장은 낮은 요금을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BM)의 근본 문제를 짚었다.

넷플릭스가 매출의 75%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는 문제와 관련해 그는 “유료 가입자들에게 매달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BM이기 때문”이라며 “유료방송은 수신료, 콘텐츠 판매, 홈쇼핑 송출 수수료, 광고 등 넷플릭스와 다른 BM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업계를 대변해 참석한 김종선 CJ ENM 상무도 재원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어도 인력과 제작비 회수 문제에 직면한다”며 “한정된 자원으로 어렵게 자체 제작하지만, 불확실성이 높고 이같은 문제는 ‘다양성 훼손’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이어 “한 종편 프로그램의 경우 수십 개의 채널에서 한 주 동안 200회 방영되는 사례도 있다”며 “이 같은 문제로 채널이 200개가 넘어도 볼 게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 측 관계자는 미디어 산업의 선순환을 위한 지원 노력을 설명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과장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된다는 시각과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견해 등 혼재돼 있는데 확실한 것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방통위, 과기정통부, 문체부 등은 제작비 세액 공제, 전문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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