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SR]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 "농인들 리더로 많이 세워지길"

입력 2020-11-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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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함께하는 기업 어워드&CSR 필름페스티벌' 개최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함께하는 기업 어워드&CSR 필름페스티벌’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농인들이 예술가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리더로 많이 세워지길 바란다."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함께하는 기업 어워드&CSR 필름페스티벌’에서 "조금 느리지만 하루하루 우리만의 발걸음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핸드스피크는 수어(手語)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농인 예술인 단체다.

정 대표가 농인 청년 문화예술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은 2010년이다. 공연기획사에 다닐 때 농인 청년들이 수어로 "댄스와 퍼포먼스로 감동을 주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농인 청년 세 명과 단체를 꾸렸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정 대표는 "(처음에) 우리가 부딪힌 것은 교육과 환경의 벽이었다"며 "배워야 춤을 추는데 수어로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정 대표와 농인 청년들은 이후 1년간 합숙을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초빙한 교사의 말을 하나하나 적어가며 춤을 배웠다.

오랜 노력 끝에 핸드스피크는 2016년과 2017년 일본과 홍콩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초청을 받았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는 무대에 한 번 서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했는데 (일본과 홍콩에서는) 꿈만 있고 의지만 있으면 그 과정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며 "정부 시스템이나 기업 지원 같은 것이 준비돼있었다"고 말했다.

2018년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수어로 공연, 뮤지컬, 연극, 랩 등 공연을 계속 시도했다. 그러는 중에 유명 아티스트나 연예인들에게서 제안을 받았고, 기업에서도 수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농인 아티스트 페스티벌'에도 초청됐다. 특히, 이번에는 주빈국으로 한국이 선정됐다.

정 대표는 핸드스피크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로 사람, 성장,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꿈 많고 열정 많고 재능 많은 친구에게 평등하게 기회가 가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사람 하나하나의 꿈과 삶 자체가 중요하다. 본인들의 삶과 행복을 어떻게 연결할까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느리지만 어제보다 한 단계 더 조금이라도 걸어가고 있으면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만의) 발걸음으로 걸어가면서 이 길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워크에 대해서는 "콘텐츠에서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이 없다"며 "3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20명의 아티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한 명도 포기하지 않고 본인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농인들이 예술가에 그치지 않고 리더로 많이 세워지길 바란다. 핸드스피크 대표도 빨리 농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수어로 대화해도 편하게 바라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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