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뺨치는 中 전기차 주가...중국 정부 단속에 '풀썩'

입력 2020-11-2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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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전기차 업계에 "최근 5년간 투자 생산정보 보고" 명령

국가발전개혁위 “최근 5년간 전기차 업체 투자·생산 정보 보내라” 지시
리샹·샤오펑 주가 8%가량 급락

▲중국 베이징에 있는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8월 20일(현지시간) 한 방문객이 진열된 자동차 옆을 지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의 투자와 생산 정보를 보고받겠다고 밝히자 25일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에 몰리는 ‘무분별한 투자’를 관리하겠다고 밝히자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뚜렷한 실적 없이 기대감만으로 끌어올린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의 주가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3일 각 지방정부에 공문을 보내 최근 5년간 전기차 업체의 투자와 생산 정보를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발개위는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 코로스의 대주주 보능그룹과 전기차 제조업체 헝다자동차를 보유한 헝다(에버그란데)그룹을 콕 집어 두 기업이 소유한 토지 정보와 총 투자 규모, 전기차 개발 상황 등을 요구했다.

공문 내용이 알려지자 이날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 중 한 곳인 웨이라이(니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장중 8% 가까이 급락했다가 반등해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경쟁업체 리샹의 주가는 7.37% 하락했고, 샤오펑의 주가는 9%나 폭락했다. 전날 홍콩증시에서 헝다자동차의 주가도 5.2% 떨어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거품이라는 지적을 받은 자국 전기차 업체를 단속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상태다. 니오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공급한 전기차 대수는 3만 대에 불과하다. 경쟁 업체 리샹은 같은 기간 2만 대를 인도했고, 샤오펑은 지난해 전체 공급 대수가 1만5000대에 그쳤다. 실적은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가 상승폭은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국 정부가 지속해서 전기차 비중 확대를 강조해온 영향이다. 당국은 지난달 2025년까지 중국 내 친환경 자동차 비중을 전체의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해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니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주가는 올해 들어 1235.57% 치솟았고, 최근 한 달간 95.17% 폭등했다. 시총으로 따지면 제너럴모터스(GM)를 넘었다. 리샹과 샤오펑은 최근 한 달 상승폭이 각각 117.87%와 237.91%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투자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통제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친환경 자동차 부문에 막대한 지원금을 쏟아붓고 있는데, 이 명목으로 토지를 싼값에 취득하거나 보조금만 받아 실제 개발은 하지 않는 사례를 잡겠다는 것이다.

추이둥수 중국자동차협회(CPCA) 사무총장은 “정부가 전기차 부문을 규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에도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중 일부가 앞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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