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 신임 총재, 금리 인상 할 수 있을지가 관건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다”며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무라트 우이살 중앙은행 총재가 갑자기 경질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경제 정책 수장 교체 소식이다.
2018년부터 재무부를 이끌어 온 알바이라크 장관은 정권 2인자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경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무장관으로서 그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다 우이살 총재의 후임인 나지 아발과의 큰 견해 차가 경질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알바이라크가 취임한 이후 리라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45%나 떨어졌다. 6일에는 달러당 8.58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더해 터키 외환보유액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잠재적인 잔액 위기를 완화할 완충장치가 거의 고갈됐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이 연이어 경질되면서 터키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콜롬비아스레드니들의 에드 할 후사니 금리·통화 담당 애널리스트는 “리라화 가치를 둘러싼 매우 높은 긴장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아발 총재가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재무장관을 지낸 아발은 해외 투자 유치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관건은 그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상 반대 압박을 거스를 수 있을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를 올리면 물가가 올라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이유로 금리 인상을 반대해왔다. 전문가들은 외화 대비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면 기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건 2018년 터키 쇼크 재발이다. 당시 리라화 폭락 여파로 다른 신흥시장 통화에까지 일제히 매도세가 몰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친 충격파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칸 카라 전 중앙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9일로 예정된 차기 금리 결정 회의가 신임 중앙은행 총재의 능력을 시험할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