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란’ 본격화…전세수급지수 19년 만에 최고

입력 2020-10-3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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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품귀로 인한 전세난이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25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 있는 매물정보란.

전국적으로 전세물건이 바닥나는 ‘전세 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는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을 기록했다. 2001년 8월(193.7) 이후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집계한다. 1∼200 사이 값으로 표현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달 지수에 따르면 전세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부족해 전세난이 우려되는 셈이다.

지수는 올해 1∼4월 150선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8월에는 180.5로 올라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추세를 반영했고, 이어 9월 187.0, 10월 191.1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8월부터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주거하려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10월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9월(189.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또한 수도권도 194.0으로 2013년 9월(19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달(193.9)보다 1.8포인트 오른 195.7로, 집계기관이 경기도 통계를 따로 뽑기 시작한 시점(2003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지방의 전세 공급도 부족하다. 대구의 이달 전세수급지수는 197.1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광주는 196.1, 울산은 189.9로 각각 9년 7개월, 9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부산(186.4)은 5년 7개월, 대전(191.0)은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도별로 보면 전북(179.8)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달(180.5)보다 전세수급지수가 0.7포인트 떨어졌지만, 지난달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경북(187.2)과 경남(178.3)의 경우 조사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또한 충북(190.8), 충남(188.6), 강원(188.0)은 2014∼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전남(178.7)은 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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