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국고채 2년물 발행을 놓고 또 다시 충돌하는 양상이다. 과거에도 기재부가 국고채 2년물 발행을 추진하자 한은도 통화안정증권 3년물을 발행하겠다고 맞받아치면서 무산된 바 있었다. 그간 기재부는 3년물부터 50년물까지 국고채를, 한은은 91일물부터 2년물까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면서 소위 서로의 영역을 지켜온 바 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기재부가 59년만에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고, 역대 최대 국고채 발행이 이어지면서 국고채 수급부담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와 한은간 협의가 이뤄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는 국고채 발행물량 급증과 이에 따른 수급부담을 완화키 위한 조치라는게 기재부측 설명이다. 실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채발행 계획물량은 172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4차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면서 늘어난 국채발행 계획물량 174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내년 발행계획물량이 173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단일 발행물량이 지나치게 높지 않게 분산시킨다면 시장소화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은은 “올해 중순경부터 실무진 차원에서 (기재부와 한은간) 의견을 나눈 것은 맞다. 국고채 수급 원활화를 위해 하는 것이라 한은도 특별히 이의제기를 한 것은 없었다. (기재부가) 한은에 합의를 받거나 동의를 받을 사항도 아니다”면서도 “2년물에 수급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시해 나갈 것이다. (통안채) 만기를 달리해서 발행할 수도 있다. (통안채3년물 등 통안채 만기를)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