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프랑스, 미국 등 민스크 그룹 의장국이 중재
나고르노-카라바흐 공화국을 둘러싸고 3주째 교전을 벌인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2차 휴전에 합의했다. 다만 1차 휴전 합의 직후에도 교전이 벌어진 전적이 있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양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18일 0시부터 인도주의적 협정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정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내 중재 기구인 민스크그룹의 공동 의장 프랑스와 러시아, 미국이 내놓은 1일과 5일 공동 성명에 따른 것”이라며 “또한 10일 모스크바 성명의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성명이란 10일 양국 외무장관이 러시아의 중재로 모스크바에서 회담한 후 발표한 휴전 합의를 가리킨다.
이날 오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국 외무장관과 전화 회담을 진행했다. 이 회담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모스크바 성명을 이행할 것을 강하게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휴전 합의 발표 후 “이번 휴전은 양국이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며 합의 이행을 재차 강조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지도자 아라익 하루투냔은 휴전 합의 소식에 “평화를 위한 새로운 노력을 환영한다”며 “아르차흐 공화국은 인도주의적 휴전을 감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아르차흐 공화국은 아르메니아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부르는 이름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은 지난달 27일 발발해 3주 동안 이어졌다. 10일 러시아의 중재로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을 위한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이 서로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교전을 이어갔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포로와 시신 교환을 전혀 할 수 없다”며 “민간인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에 고통받고 있다”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2차 휴전 합의가 발표되기 직전까지도 교전은 계속됐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날 오전 아르메니아가 제2의 도시인 간자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3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3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아르메니아는 교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민간인 사망 피해가 60명이라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 군 사망자 수는 633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