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보고서③] 비정규직 3명 중 1명만 국민연금 가입… 노인 소득 양극화 불 보듯

입력 2020-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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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공적연금 수급률 51%… 80세 이상 26%에 불과
퇴직연금 가입자 98% 일시금 수령 연금으로서 역할 못해

우리 국민의 부족한 노후 준비 수준은 행정통계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15일 통계청의 근로형태별 부가조사(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9.5%에 불과했다. 특히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7.9%에 머물렀다. 그나마 기간제 등 한시적 근로자는 절반 이상(50.6%) 국민연금에 가입했으나, 시간제 근로자(18.6%)와 비전형 근로자(파견·용역 등 19.8%)는 국민연금 가입자 5명 중 1명도 안 됐다.

국민연금은 40년간 소득액의 9%를 보험료로 냈을 때, 수급 개시연령(65세) 시점의 가치로 환산한 가입기간 평균소득의 40%를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액)은 가입기간 1년당 1%씩 오르며, 연금을 20년간 받는다고 가정할 때 평균 수익비(보험료 납부총액 대비 연금 수령총액)는 1.5배다. 국민연금은 퇴직연금, 주택연금, 기초연금, 개인연금 등 다층적 연금체계의 핵심이다. 기초연금과 달리 기여형 연금이란 점에서 보장 수준이 높지만, 재정 부담이 작다. 다른 연금과 비교하면 가입 대상이 광범위하고, 보험료 부담이 작다.

현재 노인(65세 이상) 빈곤의 배경 중 하나는 낮은 국민연금 수급률이다. 통계청의 ‘2020 고령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의 공적연금(국민연금 포함) 수급률은 50.9%, 80세 이상은 26.1%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가입 문턱이 낮은 국민연금조차 못 받는 상황이라면, 다른 연금제도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수급 사유가 국민연금제도 도입(1987년) 전후 은퇴라면 이후 도입된 퇴직연금에도 가입을 못 했을 것이고, 경제활동 당시 열악한 근로조건이라면 연금으로 전환할 자산을 마련하거나 개인연금에 투자할 처분가능소득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국민연금의 낮은 가입률은 미래 노인의 빈곤으로도 이어질 우려가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추세적인 지역가입자 감소다. 사업장 가입자가 대부분 정규직 근로자와 일부 비정규직 근로자라면, 지역가입자는 사업장 가입자가 되지 못한 비정규직 근로자와 자영업자 등이다. 지역가입자 감소는 곧 상대적 취약계층의 제도권 이탈을 의미한다.

연금 전문가인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가장 필요한 집단이 실질적인 혜택을 못 받고 있다”며 “과거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 사업을 제안했는데, 노·사·정 합의에서 지원 대상이 사업장 가입자로 바뀌면서 기존 사각지대는 그대로 남고 오히려 사용자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사업장 가입자들이 보험료 추가 감면 혜택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모든 연금을 통틀어 가장 가입 문턱이 낮고 보험료 대비 혜택이 큰 제도인데, 이런 제도에서조차 외면된다면 다른 제도를 이용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경제활동 시기의 소득 양극화는 노후에 더 심각해진다.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노인 빈곤이나 양극화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직연금도 연금으로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우선 사각지대가 크다. 지난해 임금근로자의 퇴직연금을 포함한 퇴직급여 수혜율은 74.0%였는데, 비정규직은 이 비율이 42.9%에 그쳤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는 수혜율이 각각 23.7%, 29.5%에 불과했다. 이조차 절반가량은 퇴직연금이 아닌 일시금 형태의 퇴직수당으로 운영된다. 특히 퇴직연금 가입자조차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입자의 약 98%는 주택 구입이나 개인사업 등을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게 현실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타 가는 경우 세율을 높이고, 연금으로 타 가는 경우 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전제가 충족되지 않아 추진이 중단됐다”며 “기본적으로 적립금이 연금으로 타 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적은 경우가 많고, 운용수익률도 낮아 가입자 입장에서 연금으로 탔을 때 이익이 적다. 우선은 그런 문제들에 집중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도인출을 되도록 안 하도록 하는 차원에선 중도인출 금액한도를 정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선 중도인출 대신 연금을 담보로 한 대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는 담보대출을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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