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앤트그룹 블랙리스트 추가 검토”...상하이·홍콩 동시 상장 힘빼기?

입력 2020-10-1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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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그룹,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 추진...350억 달러 자금 조달 목표
"미국 정부, 자국 투자자 참여 저지 의도"

▲중국 항저우에서 한 시민이 1월 10일 알리페이의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약국에서 약품을 사고 있다. 항저우/신화뉴시스
미국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 동시 상장을 앞두고 효과를 반감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국무부가 앤트그룹을 수출 규제 대상(Entity List)에 포함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앤트가 이달 상하이·홍콩 동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투자자들의 참여를 저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에서 대중 강경 노선을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평가도 있다.

8월 앤트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과 홍콩 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을 신청했다.

애초 300억 달러(약 34조3000억 원)로 잡았던 자금 조달 규모도 350억 달러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기업가치가 이전 추정치인 2250억 달러에서 약 2500억 달러로 더 높이 평가되자 IPO 목표도 높인 것이다.

동시 상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29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시가총액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넘어서고 씨티그룹보다는 두 배 이상 많게 된다. 미국 은행 중에서는 JP모건체이스만이 앤트보다 시총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제 앱인 알리페이에서 출발한 앤트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핀테크 업체로 성장했다. 알리페이는 연간 가입자 수가 10억 명이 넘고, 실질 사용자만도 7억 1100만 명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모바일·온라인 결제 서비스다. 커피를 사는 것에서부터 부동산 구입에 이르기까지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모든 결제가 알리페이를 통해 이뤄진다.

올해 6월 말까지 1년간 중국 본토에서의 거래액은 118조 위안에 달했다. 8000만 개 이상의 상점이 알리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며, 제휴 금융기관은 2000개가 넘는다.

작년 5월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ㆍ스마트폰 대기업 화웨이테크놀로지와 그 자회사를 수출규제 대상에 포함한 데 이어 핀테크 기업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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