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 태양전지 소재 개발...적절한 투자처 놓쳐
요즘 유성티에스아이(구 유성금속)의 심기가 편치 않다.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가 철회한 글로실이 세계 최고수준의 태양전지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KCC와 대규모 계약을 맺는 등 한 마디로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티에스아이는 지난해 12월17일 처음으로 태양광소재 업체인 글로실의 유상증자에 참여, 29억9900만원을 들여 신주 4만6150주(27.8%)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글로실은 2006년 50억2800만원의 매출액과 1억7000만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지난해 9월까지 31억4800만원의 매출액과 1억2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글로실은 이달 6일 한국화학연구원 문상진 박사팀과 다결정 실리콘 잉곳의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450㎏급 잉곳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실리콘 웨이퍼가 300㎏급 잉곳에서 생산되는 125㎜ 수준인 반면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450㎏급 잉곳은 156∼200㎜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어 생산성이 40% 이상 향상된 것이다. 아울러 11일에는 KCC와 1954억2900만원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2016년까지 10년 동안 공급받기로 했다.
당시 유성티에스아이 관계자는 "글로실은 세계 최고수준의 태양전기 소재기술을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글로실 길종원, 길춘근 대표는 모두 LG실트론의 핵심멤버 출신으로 간단하고 경제성이 높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성티에스아이는 올해 2월15일로 예정됐던 지분 인수계약 잔금 지급일을 3월31일로 연기했으며 이후 3월17일에는 글로실에 대한 출자 결정을 철회, 증권선물거래소로 부터 공시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과 벌점 6점을 부과받았다.
유성티에스아이는 당시 출자 결정 철회의 이유로 새롭게 대표이사에 선임된 송현수씨를 비롯한 신임 경영진이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불확실성이 존재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성티에스아이의 이 같은 결정은 출자에 따른 비용 조달이 어려워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유성티에스아이는 카자흐스탄의 규소광산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여서 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 공모 발행을 결정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3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또한 부진했다.
글로실 관계자는 "당시 유성쪽에서 자금사정이 안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인수계약 잔금 지급일을 늦추는 등 계약 기간이 늘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