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 파견 국정원 직원, 강제 성추행에도… 외교부 '미온적' 대응

입력 2020-10-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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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국정원이라 핸들링 어렵다"
김기현 "장관 직무수행 능력 따질 것"

▲국민의힘 김기현 국회의원(왼쪽)이 9월 29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추석 이웃돕기 성금 300만원을 기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시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연합뉴스)

외교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이 강제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을 알고도 징계 없이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를 통해 해당 사건이 6월 말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 소속 고위공무원인 A 씨는 LA 총영사관에서 부총영사급 직책을 맡아 근무했다. A 씨는 6월 23일, 음주를 겸한 직원 회식 자리를 마친 후 영사관 내에서 계약직 여성 직원 B 씨를 상대로 강제로 입맞춤하고 사타구니를 더듬는 등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B 씨는 사건이 일어난 후 경찰에 A 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A 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외교부는 7월 중순 경찰로부터 수사를 개시한다는 통보를 받고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외교부는 1개월 동안 사건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수사 개시 통보 후에도 A 씨에 대한 조사를 미온적으로 진행해 징계조차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 씨를 국내로 복귀 조치해 수사를 받게 한 것이 전부다. 이는 외교부 지침에 어긋난다.

외교부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에 따르면 ‘외교부 장관은 행위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법령에 따른 징계 등 제재 절차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진행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정원 직원이다 보니 핸들링이 쉽지 않았다"며 징계 논의가 원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기현 의원실에 따르면 A 씨는 현재 직무 배제 외 별다른 징계 없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뉴질랜드 성추행 사건에서 보듯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부 직원들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탓에 힘없는 계약직 여직원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직원의 성추행 사건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국정원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강경화 장관의 직무수행 능력이 대한민국 외교부 수장으로서 과연 적임자인지 아닌지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자세히 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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