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규제 후폭풍…서울 아파트 매매ㆍ전세 거래시장 발길 끊겼다

입력 2020-10-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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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거래 일제히 '급감'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연이어 쏟아진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에 매매·전세 물건이 실종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지난 9월 4660건을 기록했다. 전월(7332건) 대비 36.4% 감소했다.

7월 전세 거래량이 1만1606건인 것을 감안하면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시행 두 달만에 전세 거래량은 무려 60% 급감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6월과 7월 각각 1만5588건, 1만656건을 기록했던 매매거래량은 8월 4941건으로 내려앉은 뒤 지난달 2082건으로 급감했다.

실거래 신고기한이 30일이어서 9월 통계치가 최종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도 9월 전세ㆍ매매 거래량이 큰 폭 증가하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세ㆍ매매시장이 모두 거래 절벽 상태에 이른 건 정부의 역대급 부동산 규제의 후폭풍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갭투자를 차단한 6·17 대책에 이어 다주택자 세제를 강화한 7·10 대책, 수도권 공급 방안을 담은 8.4대책이 잇따라 쏟아진 데다 코로나19까지 재확산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른 상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6.17, 7.10, 8.4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한 달에서 3개월 가량의 시간이 지났지만 정책 효과로 인한 하락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의 간극이 워낙 커 시장이 숨고르기에 진입해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전세·매매시장, 거래 절벽 속 가격 고공행진 지속"

문제는 이같은 거래 절벽에서도 가격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상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주 연속 0.01% 오르며 한 달 넘게 보합권에 머물러 있지만 서울 곳곳에선 여전히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G공인 측은 "연휴 전후로 매수 문의가 많이 줄었지만 전세 낀 매물이나 급매가 아니고선 호가가 떨어지진 않고 있다"며 "학습효과가 워낙 강하고, 우상향에 대한 믿음이 강해 집주인들 대부분이 호가를 낮추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세 거래 급감도 7월 말부터 시행된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 시행의 여파가 컸다.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조건부 전세)로 돌리고, 전세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 눌러 않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전세 매물의 씨가 말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와 가을 이사철 전세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밀려들어오면서 거래 절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지난달 서울·수도권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65% 치솟았다. 지난 2015년 6월(0.72%)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전문가들은 소수의 전세물건을 두고 임차인들 사이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지금의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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