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신냉전 총정리] ⑨ 중립 선택지 사라진 동남아…긴장 고조에 새가슴

입력 2020-10-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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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서 미·중 군사 충돌 조짐 새가슴
"지리적 이유로 좋든 싫든 갈등 휘말릴 수밖에 없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2일(현지시간) 대만 펑후섬 마궁기지를 방문해 IDF(경국호) 부대 장병에 격려사를 하고 있다. 펑후/AP뉴시스

그동안 중립을 지켜왔던 동남아시아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최대 난관에 직면했다.

동남아는 그동안 미·중 갈등에서 중립을 지켜왔지만, 뒷마당인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이 군사 충돌의 조짐을 보이자 점차 중립을 선택할 수 없게 됐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는 중국으로 통하는 주요 바닷길인 말라카 해협에 있어 안심할 수 없다. 말라카 해협은 중동의 원유를 운반하는 유조선 통과량이 많아 만약 미국이 이 해협을 봉쇄한다면 중국으로 유입되는 중동의 원유과 가스가 끊기게 된다.

2003년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당면한 위협 중 하나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이라며 ‘말라카 딜레마’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중국의 에너지 안보가 미국이 관장하는 말라카 해협에 달려 곤란하다는 의미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이 지역의 안보 상황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만은 최근 들어 미·중 군사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달 들어 5차례나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며 친(親)대만 기조를 노골화하자 이에 반발해 군사적 압박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최전방 공군 기지를 직접 방문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은 대만에 지뢰와 순항미사일, 드론 등 7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올리 페카 수오르사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문제연구소(RSIS) 연구원은 “이 지역의 미·중 갈등을 두고 동남아시아의 해양국가들이 중립을 유지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지리적 이유로 좋든 싫든 갈등에 휘말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8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와 파라셀군도에서 군사훈련을 하자 베트남 외교부는 "우리의 영토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모든 행동은 베트남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며 크게 반발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뫼교장관은 8월 말 "중국이 불법으로 남중국해 순찰을 계속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만일 중국이 우리 함정을 공격하면 미국에 연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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