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ㆍ화웨이 악재’ 메모리 반도체…콘솔 수요로 파고 넘을까

입력 2020-09-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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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한 대에 들어가는 낸드 용량, 스마트폰 7~8배 수준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에 화웨이발 악재까지 덮치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이중고가 닥쳤다. 국내 업계에선 이를 상쇄할 ‘구원 투수’로 낸드플래시를 주목하고 있다. 콘솔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노트북 수요 등도 연말까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 한국을 포함해 주요 국가에서 진행된 소니의 신형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PS5) 사전예약 물량은 이른 시간 안에 동이 났다.

이달 중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X-BOX) 시리즈 엑스도 사전예약 절차에 들어간다. 정식 출시는 엑스박스는 11월 10일, PS5는 같은 달 12일 예정이다.

두 회사의 신형 콘솔은 플레이 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 이후 7년 만이다. 이 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과 상관없이 출시 이후 일정 수요가 확보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지점에 기대를 거는 건 반도체 업계다. 하드디스크(HDD)를 사용하던 전작 콘솔과 달리, 신형 콘솔 두 종류 모두 기본 저장장치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사용해 만든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에선 하반기 들어 고객사 재고 축적으로 인한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데다, 화웨이발 악재로 스마트폰향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예고된 상황이다. 최근 중국 경쟁사가 화웨이 물량을 빼앗아 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문에 나서고 있지만 업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SD 수요 증가는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호재인 셈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가 상승 중”이라며 “PS5,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RTX3080 등 최근 발표되고 있는 IT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양호한 점도 메모리 수요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PS5에 들어가는 낸드 용량은 825GB(기가바이트), 엑스박스는 1TB(테라바이트)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낸드 평균 용량(120GB)과 비교하면 7~8배 수준이다.

▲삼성전자 차세대 SSD '980 PRO' (사진제공=삼성전자)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PS5과 엑스박스 시리즈 X가 각각 연간 판매량 1600만 대와 500만 대를 달성하면 낸드 판매량 부문에서 스마트폰 1억1000대, 4100만 대가 판매된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전체 시장 수요 증가 효과로는 5.8%에 달한다.

국내 업체도 시장 대응에 나섰다.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국제무역센터(ITC)에 따르면 2분기 한국의 SSD 수출액은 약 27억5055만 달러(3조3700억 원)로 대만(20억66만 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30%대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들어 연달아 SSD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 23일 출시한 '970 프로'는 고성능 PC, 워크스테이션, 콘솔게임기에서 탁월한 성능을 원하는 전문가와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전작 대비 속도를 무려 2배나 높이면서도 안정성까지 갖춘 것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 사업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분기 처음으로 낸드 플래시 사업 중 SSD 비중을 5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이며 수익성을 높였다. 차세대 176단 낸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D램에 편중된 매출을 고르게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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