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 현금경품 남발...방통위, 현장 실태조사 착수
12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최근 수십만원의 현금을 내걸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동안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할 경우 경품으로 지급하던 현금은 10만원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TPS 결합상품 가입이나 약정기간에 따라 현금사은품 액수가 30만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또 현금사은품에다 컴퓨터, TV, 냉장고 등 수십만원 상당의 경품을 내걸며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일부 업체들이 영업정지로 인해 빠져나간 가입자 수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경품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약정기간 내에 사업자를 바꿀 경우 발생하는 위약금까지 물어주고 있어 이동통신의 번호이동과 같이 소비자들의 '사업자 갈아타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인 KT가 남중수 전 사장이 금품수수로 구속돼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후발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TM 중단에 따라 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영업에 한계를 느끼자 경기침체 등 불황을 틈타 소비자들을 현금으로 유혹하고 있는 것"이라며 "연말 인사고과를 대비해 영업중단으로 빠져나간 가입자들을 만회하려는 의도에서 경쟁적으로 현금마케팅이 이뤄지고 있어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의 과도한 경품 경쟁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방통위의 현장 조사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으며, 최근에는 정밀 조사를 펼치고 있어 조만간 과도한 경품을 제공한 업체에 대해 제재 조치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현금 등 경품을 과도하게 제공하는 것은 이용자 차별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며 "지나친 마케팅 경쟁은 곧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가기 때문에 현장 조사를 통해 과도한 경품 제공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적절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