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옐로모바일… 중간지주사도 3년째 감사의견 거절

입력 2020-09-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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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회계법인, 옐로오투오그룹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정글피플·팀그레이프·쿠차 등 계열사도 ‘비적정’ 의견
데일리블록체인 20억 규모 유증 참여 등 사업회복 노력

쿠팡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유니콘 기업 옐로모바일이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지주사인 옐로모바일은 물론 중간 지주사도 3년째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이라는 ‘딱지’를 3년째 달고 있는 셈이다. 옐로모바일은 상장사 케어랩스, 퓨처스트림네트웍스, 데일리블록체인 등 80여 개 스타트업을 거느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 신한회계법인은 옐로오투오그룹에 대한 2019년 회계 연결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감사 결과는 ‘의견 거절’이었다.

신한회계법인은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며 “동 사항에 대한 감사범위의 제한 때문에 대한민국의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옐로오투오그룹은 ‘벤처 연합군’을 표방하며 스타트업을 문어발식으로 인수한 옐로모바일의 중간지주사다. 엘로오투오그룹은 이번을 포함해 감사의견 ‘거절’이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주사인 옐로모바일도 3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2019년 감사 때는 감사인에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2018년에는 약 1180억 원의 연간 순손실과 과도한 유동부채 문제를 지적받으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주기도 했다.

2012년 혜성처럼 등장한 옐로모바일은 벤처회사들과 지분을 교환해 덩치를 불리는 방식으로 한때 기업가치가 4조9000억 원에 달했던 비상장사다. 하지만 외형 확장에만 몰두한 채 내실 다지기에 실패하면서 ‘빚더미’에 앉았다. 옐로오투오그룹뿐만 아니라 계열사 중 가장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의견을 받은 곳은 정글피플, 팀그레이프, 쿠차 등이 있다.

옐로모바일이 작정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 4318억 원이다. 15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등 부채는 5317억 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32.32%에 육박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유지(200% 이하) 의무를 지키지 않은 옐로모바일에 과징금 4억5300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옐로모바일은 사업 회복을 위해 동아줄이라도 잡자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회사가 보유한 비상장사 서치파이(구 옐로커머스)의 주식을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계열 상장사 데일리블록체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발행 신주는 392만2999주로 약 19억6150만 원 규모다. 데일리블록체인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사업상 중요한 기술도입, 연구개발, 생산판매·자본제휴 또는 재무구조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도 있겠지만, 옐로모바일에 대한 인식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옐로모바일그룹이 상장사 중 성장성이 높은 데일리블록체인을 중심으로 내세우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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