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집콕' 덕에 세계 시장에서 통했다

입력 2020-09-1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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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전세계적인 ‘집콕’의 장기화가 K-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흥행으로 세계의 집콕족들이 K-콘텐츠를 주목하면서 한국 제품에 친근함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한 덕분이다. 실제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한 결과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아시아권 7개국 넷플릭스 시청 1위를 차지했고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 등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K-콘텐츠의 인기가 K-푸드, K-뷰티, K-패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토종 소비재 브랜드들이 드라마 등장인물을 통해 간접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전세계가 ‘코로나 19’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갇혀 교류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K-브랜드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소비재 기업은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거나 해외에서 판매망을 확대하는 등 코로나 시대에 역설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까지 해외 진출을 확대하며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파리바게뜨 렉싱턴 에비뉴점 (SPC그룹)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미국에 이어 캐나다까지 진출 국가를 확대한데 이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꼽히는 14억 인구의 인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파리바게뜨는 ‘파리바게뜨 캐나다’를 올 상반기 설립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도시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SPC그룹은 중국,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를 4대 거점으로 삼는 글로벌 사업 확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캐나다 진출은 2005년 파리바게뜨가 북미의 거점 국가인 미국에 첫 진출한 후 16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본격적인 시장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진출 이후 동부 뉴욕과 서부 LA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미국 경제의 중심도시인 맨해튼 지역에만 15개 매장을 열고,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등 주요 지역에 진출하는 등 미국 내 8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성인영양식 전문 브랜드 '셀렉스'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 글로벌(Tmall global)에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의 성인 영양식 시장 규모는 7조원에 이른다.

▲카브루의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 (카브루)
국내 1세대 수제맥주기업 카브루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수출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캔맥주 ‘구미호 맥주’로 알려진 카브루는 올 초부터 홍콩, 싱가폴, 영국, 몽골까지 수출 국가를 늘렸다.

외식기업 디딤이 운영하는 마포갈매기는 최근 태국 현지 기업인 ‘63 Rich Culinary Co Ltd’와 태국 방콕에 매장을 오픈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에 이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K-뷰티의 선봉장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인구 14억 인도 시장에 지난 7월 첫 발을 내딛었다. 설화수는 인도의 뷰티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Nykaa) 온라인 채널을 통해 브랜드 대표 제품을 소개했으며 하반기에는 델리, 뭄바이 등 인도 주요 도시의 럭셔리 오프라인 매장인 나이카 럭스(Nykaa Luxe)에도 추가로 입점할 예정이다.

코스닥 기업인 세화피앤씨의 ‘모레모’는 일본 론칭 7개월만에 일본 오프라인 판매점 수 1000개를 돌파했다. 모레모는 일본의 오프라인 매장인 돈키호테 84개점과 샹브르 91개점, ZAGZAG 70개점 등에 잇따라 입점하면서 누적 판매점 1013호점을 달성했다.

▲닥터디퍼런트 화장품 (닥터디퍼런트)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디퍼런트도 일본, 중국, 싱가폴, 베트남 등에 진출했으며, 아시아권을 넘어 북미, 유럽에 도전장을 냈다. 브랜드 베스트셀러인 비타 A 크림을 비롯해 우수한 제품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주요 제품들을 선보이게 된다.

K-패션 분야에서는 더네이쳐홀딩스가 전개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역수출 쾌거가 눈에 띈다. 북미와 유럽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제품 공급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미국과 캐나다, 유럽 현지에 의류 및 가방, 여행용 캐리어 등을 선보이게 된다. 올 하반기 내에는 호주, 뉴질랜드 진출도 준비 중이며, 2021년에는 중국, 일본까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한류 콘텐츠에 등장하는 제품 니즈도 늘고 있다"며 "코로나가 내수, 수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한 역설적인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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