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부 차장
통계청은 8월 고용동향을 통해 8월 취업자가 전년 같은 달보다 27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만 명 감소한 3월 이후 6개월 연속이다. 27만 명, 많으면 많아 보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보다 감소세가 둔화됐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김유선 이사장의 분석을 보면 역시나 그렇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고용지표는 계절 요인의 영향도 받지만 그밖에 경기변동, 불규칙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요즘처럼 코로나19 위기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일 때는 전년 동월대비보다 전월 대비 또는 코로나19 위기 전인 2월 대비 자료가 적합하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의 분석대로라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취업자가 무려 60만 명 감소했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 위기가 고용에 미친 영향을 추정할 때는 ①계절조정 자료를 사용하면서 ②2월 대비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고용지표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추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 위기 전인 2월과 비교하면 3월 취업자는 68만 명 감소했고 4월 취업자는 102만 명, 5월 87만 명, 6월 79만 명, 7월 71만 명, 8월 6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또 2월 대비 3월 취업자는 68만 명 감소했고 3월 대비 4월 취업자는 34만 명 감소했다. 5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4월 대비 5월 취업자는 15만 명 증가했고 5월 대비 6월 취업자는 8만 명, 6월 대비 7월 취업자는 7만 명, 7월 대비 8월 취업자는 11만 명 증가했다.
5월부터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은 ①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②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개됐으며 ③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가 진작되는 등 정부정책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이러한 정부정책 효과에도 2월 대비 8월 취업자 수가 60만 명 감소한 것은 그만큼 코로나 위기가 고용에 끼친 부정적 효과가 크고 그 상처가 오래갈 것임을 말해준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코로나 위기 여섯 달째 취업자 감소(60만 명)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6개월 동안 취업자 감소(25만 명) 폭은 크게 넘어서지만, 외환위기 첫 여섯 달 취업자 감소(141만 명) 폭에는 못 미쳤다.
김 이사장은 "8월 실업자는 4만 명 감소했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실업자 추이보다는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합친 무직자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9월 고용동향부터는 제대로 기사를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