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치료제 임상 개발을 결국 중단했다. 한미약품은 다른 대사질환 적응증으로 개발을 이어가고, 신규 파트너사를 찾을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8일(현지시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 반환을 확정하고 이를 각 임상 사이트에 통지했다고 9일 공시했다.
지난 5월 13일 사노피가 반환 의사를 한미약품에 통보한 이후 양 사는 약 120일에 걸친 협의를 거쳤으나 권리 반환이 최종 확정됐다. 한미약품이 받은 계약금 2억 유로(약 2643억 원)는 반환하지 않는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은 30여개국, 300여개 임상센터에서 6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왔다.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중단 사유로 주요 사업전략 변경에 따른 결과란 점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의료체계가 흔들려 수천명 대상의 동시다발적 임상을 기한 내 진행할 수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들었다.
앞서 사노피는 지난해 12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를 따로 찾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상 3상까지만 완수하고 신약허가신청 등 이후의 상업화 절차는 다른 회사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 3상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5월 한미약품에 권리 반환 의향을 통보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까지 반환되면서 한미약품이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퀀텀프로젝트'는 모두 되돌아왔다. 퀀텀프로젝트는 총 5조 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가 포함됐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로 당뇨를 제외한 다양한 대사질환 증후군 치료 분야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다른 적응증 탐색,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들과 병용 연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사노피가 아닌 새로운 파트너사도 물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노피가 진행하던 5건의 임상 3상 자료를 모두 넘겨받고, 그 가운데 10월 완료되는 1건은 직접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과거 얀센이 기술도입해 당뇨치료제로 개발하던 한미약품의 'LAPSGLP/GCG 듀얼 아고니스트'가 최근 새 파트너사 MSD에 기술수출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란 신규 적응증으로 개발되는 혁신 사례가 있는 만큼,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