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담배는 잘 팔렸다?…편의점은 반사익 ‘쑥쑥’

입력 2020-08-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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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담배 판매량 3.8% 늘어 4년만에 최다…재난 지원금 소비에 면세점 수요 편의점으로 이동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상반기 담배 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이 편의점 등에서 쓰이면서 장기 저장 가능한 담배 소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편의점과 담배 판매 경쟁 관계였던 면세점이 개점휴업 분위기에 처하면서 편의점 담배 매출은 더 크게 뛰었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총 17억400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늘었다. 이는 2016년 상반기 16억8000만 갑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2014년 상반기 20억4000만 갑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지만, 2015년부터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 대로 인상돼 사재기 효과가 작용했음을 감안하면 올해의 증가세는 이례적이라 할만하다.

수혜는 고스란히 편의점의 몫이 됐다. 올 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 19 여파에 지자체가 할인 상품권을 풀고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서 저장 기간이 긴 담배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생필품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한 대형마트에서 사용이 금지된 데 반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어디서나 같은 가격인 담배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늘길이 막히며 면세점 담배 수요가 편의점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월 평균 내국인 출국자수는 224만 명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4~5월은 1만 명에 불과해 99% 감소했다. 면세점에서 면세 담배를 사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편의점으로 향했단 얘기다.

이는 산업통상부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 상반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대비 1.9% 증가했는데 이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생활용품(7.7%)과 담배(4.9%)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지난 6월 기준 담배 매출 비중은 전체의 41.5%로 4.1%인 생활용품을 압도한다. 특히 담배는 올 2월부터 6월까지 단 한차례도 역성장하지 않은 유일한 카테고리다.

담배 매출이 증가하면서 각 편의점 업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2분기 매출은 1조7629억 원으로 0.3% 늘었고, BGF리테일 역시 전년 대비 2.1% 증가한 1조549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수익성까지 해결해준 건 아니다. GS25의 영업이익은 702억 원으로 19.2% 뒷걸음질 했고, CU도 27% 역신장한 445억 원에 그쳤다. 이는 담배가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인 탓이다. 담배의 판매 마진은 통상 9% 내외 수준에 불과해 과자나 라면, 주류 등의 마진 30~40%에 비해 낮다.

한 편의점주는 “재난지원금으로 보루 단위 구매가 늘면서 다른 상품은 사지 않고 담배만 사 가는 고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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