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항공유 마진 -0.6달러…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
최근 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5주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항공유의 정제마진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던 정유사들로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0일 한화투자증권과 에너지 가격평가업체 아거스미디어에 따르면 두바이 원유 대비 싱가포르 항공유 정제마진은 지난 18일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정제마진은 0.18달러로, 지난 5월 29일 -0.79달러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 수익에서 원유 수입비용, 설비 운영비 및 제품 운반비 등의 비용을 차감한 값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유행하며 각국의 셧다운(Shunt down)이 진행되던 지난 5월 초 정유사들은 항공유 수요 절벽에 마주치며 항공유 정제마진은 -7.8달러까지 고꾸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5월 말과 6월 초 각국의 록다운(Lock down)이 해제되면서 항공유 마진은 점차 낙폭을 줄였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항공유 수요는 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달 10~17일 동남아시아에서만 약 59만700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확진자의 14.6 %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아니지만, 회복의 조짐이 보였던 항공유 시장은 다시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태로 돌아갔다. 경제 재개 이후에 항공 수요는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2~3년에 걸쳐 완만하게 증대될 것으로 보였으나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정유사들의 연간 항공유 판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정유사들의 항공유 판매는 반토막이 났고 판가도 뚝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 상반기 항공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에쓰오일 역시 43.4% 감소했다. 판매가격 역시 SK인천석유화학은 배럴당 5만748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떨어졌으며, 에쓰오일도 5만3807원으로 41% 줄었다.
한편, 8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2달러를 기록하며 7월 셋째 주 마이너스로 전환한 후 5주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