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꺼리는 은행권...속 타들어가는 운용업계

입력 2020-08-05 18:00수정 2020-08-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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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와 관련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에서 손을 떼고 있다. 사모펀드의 주요 판매창구 역할을 했던 시중은행이 ‘안파는 게 이득’이라며 사모펀드 판매를 꺼리자 자산운용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신규 자산운용사의 펀드 리스트업을 위한 자체 운용사 선정 기준을 마련할 때까지는 모든 신규펀드 판매는 하지 않겠다며 운용사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현재 사모펀드 판매 자체를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공모펀드 위주로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신중모드’에 들어간 신한은행이 사실상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 중단 분위기에 합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 측이 8월 중으로 선별기준 마련해서 9월에는 신규펀드 판매를 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지켜봐야 하는 처지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미 상당수의 은행은 리스크와 부담이 커지자 사모펀드 판매에서 손을 뗀 상황이다. 이른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로 최근 과징금 처분을 받았던 NH농협은행은 일찌감치 사모펀드를 중단한 상태다. 은행은 사모펀드와 관련 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올해 아예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DLF 불완전 판매로 징계로 신규 사모펀드 판매 정지 처분이 내려진 우리은행도 처분이 끝나는 9월 이후에도 판매를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DLF 사태로 홍역을 치른 KEB하나은행 역시 사모펀드 판매 중지 징계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서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최근 1년 새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6월 말 기준 21조866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7조가량 줄어들었다.

운용사들은 사모펀드의 주요 판매창구였던 은행 PB 센터가 사실상 막히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펀드 사고와 관계없이 기존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잘 내는 운용사들의 신규 펀드도 받지 않고 있어서 답답하다”면서 “은행들만 꺼리는 게 아니라 증권사 보험사들도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꺼리고 있다”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사모펀드 활성화하겠다며 규제 완화할 땐 언제고 다시 규제는 강화되고 판로는 차단되고 있다”면서 “문제를 바로 잡는 것은 마땅하지만, 문제가 된 곳은 핀셋으로 도려내되 문제가 없는 곳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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