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돋보기] 신도케미칼, 20% 지분으로 국도화학 지배…실적 나빠도 오너 배당은 쏠쏠

입력 2020-07-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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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케미칼 실적 및 내부거래 추이.
국도화학의 지배회사이자 그룹 오너의 개인회사이기도 한 신도케미칼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영업실적이 좋지 않음에도 국도화학으로부터 받은 배당과 지분법이익을 통해 수년간 120억 원가량을 배당해 오너의 현금창고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1972년 설립된 에폭시수지 등의 제조ㆍ판매 회사로 1989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국도화학은 작년 말 기준 국도정밀, 국도화인켐, 국도화공(쿤산)유한공사 등 총 6개의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총자산은 8552억 원이며 9025억 원의 매출과 34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도화학은 설립 이래 일본 신일철화학(옛 동도화성)이 22%가량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다. 지금의 그룹 오너인 이삼열 국도화학 회장은 1976년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오고 있었다. 이 회장은 1998년 말 기준 국도화학 지분을 5% 중반 갖고 있었으며 이후 꾸준하게 보유 지분을 늘렸다. 그러다 2012년 8월 이 회장과 장남 이시창 현 국도화학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22% 이상으로 확대하며 신일철화학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은 신도케미칼(옛 뉴서울화공)을 앞세워 지분을 확보했다. 신도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도화학 지분 20%를 갖고 있으며 이 회장 1.72%, 이 사장 2.86%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은 24.58%다.

이 회장 부자가 국도화학 지분 확보에 활용한 신도케미칼은 1981년 설립됐으며 에폭시수지의 원재료인 아세톤 용제를 국도화학에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탓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신도케미칼의 내부거래 비율은 결산기를 변경한 2012년을 기점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2012년 이전까지 9월 결산법인이었던 이 회사는 200억 원대 매출 중 28%가량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그러다 2012년 결산기를 12월로 변경했으며 이후 매출 규모는 30억~40억 원대로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율 산출의 분모가 되는 매출 규모가 줄면서 비율은 자연스레 높아져 2013년에는 63.8%로 올라갔고 2016년에는 매출 전체가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결산기 변경 이후 8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은 78%에 달한다.

신도케미칼은 이 회장 부자의 경영권 승계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했다. 최초 감사보고서로 확인된 신도케미칼의 주주구성은 2007년 이 사장 40%, 이 회장 39.3%였으며 2011년 말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후 2012년 9월 이 회장 60%, 이 사장 32.3%로 변경됐고, 신도케미칼이 국도화학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지 3년이 지난 2015년에는 이 시장 59.4%, 이 회장 32.8%로 재역전했다. 그해 말 기준 이 시장의 국도화학 지분은 2.25%에 불과했으며 신도케미칼은 18.94%를 갖고 있었다. 이 사장→신도케미칼→국도화학으로 이어지는 경영 승계가 완성된 셈이다. 이 사장은 이후 신도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 작년 말 기준 75.88%를 갖고 있다. 잔여 지분은 이 회장 16.44%, 자사주 7.68%다.

한편 신도케미칼은 내부거래 비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수익성은 부진하다. 2012년 이후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3년 단 한 차례에 그치며 이익 규모도 2억 원에 불과했다. 그 뒤로는 2억~4억 원대의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배당 재원이 되는 잉여금이나 재무건전성 등은 해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국도화학으로부터 받는 배당금과 지분법이익에 매년 20억~30억 원 수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어서다.

신도케미칼은 2014 결산회기(34기)를 기점으로 꾸준하게 배당을 해오고 있다. 34기에 대한 배당금 8억여 원을 2015년 지급한 이래 올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총 120억 원가량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그럼에도 잉여금은 2012년 말 193억 원에서 작년 말 314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6.0%에서 24.7%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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