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규모 추계 허술"..."적자 예측 못해"
정부가 국민연금을 허술하게 관리해 오는 2056년 89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날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적자가 대규모 흑자로 추계돼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018년 재정추계(∼2056년)를 하면서 기금 투자 수수료 등 기금 운용을 하는 데 드는 필수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현재 수준의 필수 비용을 포함해 재추계한 결과 2056년 기준 기금 규모는 마이너스 89조원으로, 정부 추계(145조원) 보다 무려 234조원이나 적게 적립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부는 또 2018년 4차 국민연금 운영계획을 세우면서 재정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는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재정 안전성을 위해 재정목표를 설정하라고 자문했는데도 재정목표를 정하면 보험요율을 급격히 올려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재정목표가 없을 경우 재정 안전성 여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데다 기금 규모 변동에 따른 장기적 자산 배분 계획 수립이 어렵다며 복지부 장관에 재정목표를 설정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스웨덴, 독일 등도 공적 연금제도를 운용하면서 재정목표를 정해놓고 지출을 조정해가며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민연금공단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에 따라 배당금 지급 수준이 과소 또는 과다하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과다 배당의 경우 별도 기준을 두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밖에 2010년 이후 감봉 등의 제재를 받은 국민연금공단 기금 운용직 임직원 6명이 별다른 제한없이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취업했다며 취업 제한 규정을 마련하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