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불황에 30대·비정규직 직격탄…40대는 IMF 이후 '고용률 최저'

입력 2020-07-20 16:35수정 2020-07-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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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한 제조업 취업자 10명 중 6명 30대…40대 취업자 감소분은 대부분 '고졸'

최근 감소한 제조업 취업자 10명 중 6명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형태별로는 임시직이 감소한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6만5000명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3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다. 특히 감소 폭이 3월 2만2000명, 4월 4만4000명, 5월 5만8000명, 6월 6만5000명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직에서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30대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 4만1000명 줄었다. 이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 감소분의 63.1%다. 이어 50대(-3만2000명), 40대(-2만1000명), 20대(-1만5000명), 15~19세(-1000명)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단 60대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오히려 4만5000명 늘었다. 30대 제조업 취업자는 4월까지만 해도 다른 연령대보다 감소 폭이 작았으나, 5월부터 큰 폭으로 확대됐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직이 6만1000명 줄었는데, 이는 전체 제조업 취업자 감소분의 93.8%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도 각각 2만8000명, 1만1000명 줄었으나, 상용직과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각각 3만1000명, 6000명 늘며 상쇄됐다. 줄어든 임시직 취업자는 대부분 30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가 악화해도 노동조합에 가입된 정규직 근로자는 해고가 어려운 만큼, 주로 임시직 등 비정규직이 우선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취업난의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과 수출 부진이다. 이달 1~10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7% 줄었다. 전월(잠정, -10.9%)보단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연간 누계로는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산이 최근 미주 등 일부 지역에서 재확산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미국(6만3872명), 인도(3만8902명), 브라질(2만3529명), 남아프리카공화국(1만3285명) 등 4개국에서 1만 명 이상의 추가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누적 세계 확진자는 이날 9시 기준으로 1435만1329명, 사망자는 60만3577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만 376만208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5월 29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유행이 진정세에 접어든다고 해도 수출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초기 코로나19가 확산해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균열이 생겼고, 여기에 주요국 선거를 앞두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고 있어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제조업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액 감소이지만, 기존에도 노동비용 상승 등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약화하는 상황이었다”며 “내수 활성화를 통해 제조업 경기를 부양하는 노력도 해야겠지만, 내수시장이 제한적인 만큼 근본적으로 수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제조업 취업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판로·품목에 의존하기보단 선제적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용시장 전반에선 ‘경제 허리’인 40대의 고용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고용률이 76.9%를 기록하며, 6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75.4%) 최저치를 보였다. 6월 기준 40대 고용률은 2017년 79.8%, 2018년 79.2%, 2019년 78.5%, 올해 76.9%로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늘 90%를 웃돌던 40대 남자 고용률(89.7%)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80%대로 내렸다.

최종학력별로는 고졸이 직격탄을 맞았다. 6월 40대 고졸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7만6000명 줄었는데, 이는 40대 전체 취업자 감소분(18만 명)의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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