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활기’…올 하반기 분수령 되나

입력 2020-07-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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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가 치료제 탄생의 분수령이 될 지 주목된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국내 임상시험계획은 총 17건이 승인됐다. 이 가운데 제약사의 상용화 목적 임상은 가장 최근 승인된 대웅제약의 '호이스타정'을 포함해 총 6건이다.

지난 6일 승인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산염) 임상은 경증 또는 중등증의 코로나19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최대 14일간 투여해 위약군 대비 바이러스 소실까지의 기간을 비교 평가한다. 이 약은 원래 만성 췌장염 및 위 절제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신속하게 환자 모집과 투약을 진행해 연내 임상 3상까지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의 동물 효능시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임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의 자가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카모스타트는 독일 괴팅겐 라이프니츠 영장류 연구소가 학술지 '셀(Cell)'에 논문을 게재하면서 주목받는 성분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카모스타트는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에 필요한 프로테아제(TMPRSS2)의 활성을 억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카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기업은 대웅제약 외에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대웅제약보다 닷새 앞선 지난 1일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징후 및 증상이 48시간 이내 발생한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연구 책임자는 국내 감염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김양수 서울아산병원 교수다.

종근당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손잡고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의 임상 2상을 진행한다. 이 임상은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개발한 프로토콜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사람 폐세포 실험에서 '렘데비시르' 대비 수백 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앞으로 경증환자까지 임상 범위를 확대할 계획도 있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진입한 부광약품은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임상 설계를 변경했다. 대조약인 히드록시클로로퀸을 제외하고 위약을 투여, 더 많은 환자가 클레부딘을 복용하게 된다. 현재 8개 병원에서 8월 종료를 목표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하는 항체치료제는 임상 진입이 임박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6일 항체치료제의 인체 임상시험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회사는 후보물질에 대한 효능성 및 독성 시험과 임상물질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리제네론이 항체치료제 임상 3상에 들어간 상태다.

보령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성분명 플리티뎁신)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하고, 3분기 내 국내 임상에 착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플리딘은 보령제약이 스페인 기업 파마마와 2016년 독점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약물이다. 파마마는 지난 4월 스페인에서 아플리딘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승인받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해외 임상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비교적 잦아들었고, 중증환자는 감소하면서 환자모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는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이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현지 제약사 알팜을 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임상을 진행한다. 러시아는 미국과 브라질, 인도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나라다.

대웅제약은 진출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에 이어 필리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니클로사마이드의 임상 1상을 신청했다.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코로나19 호흡기 증상 치료제 'DWP170'의 인도네시아 임상 1상도 승인받았다. DWP170은 인도네시아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연내 임상 2상에 착수, 조건부 허가까지 받는 것이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속화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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